[발언대] '미용' 양악수술은 부가세 매긴다는데

  • 정영수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기획이사·연세대 치대 교수

    입력 : 2013.10.09 03:02

    정영수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기획이사·연세대 치대 교수
    정영수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기획이사·연세대 치대 교수
    기획재정부는 내년 3월부터 양악수술, 치아교정 등에 부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았다. 개정안을 보면 수술이 치료 목적인지 미용 목적인지를 파악해 미용 목적인 경우 부가세를 부과하게 돼 있다. 즉 건강보험법상 급여 대상이 되는 치료 목적의 양악, 치아교정 등에는 부가세를 부과하지 않지만, 예뻐지려는 목적의 수술에 대해서는 부가세를 매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술을 치료냐 미용이냐로 구분하기란 전문가들도 어렵다.

    필자가 근무하는 연세대 치과대학 병원에서 2005년 11월부터 올해 8월 초까지 양악수술을 포함한 '턱 교정 수술'을 받은 환자 1444명을 분석해 보았다. 성별로는 여성이 51.6%, 남성이 48.4%였다. 이는 양악 수술이 예뻐지기 위해 젊은 여성들이 주로 받는 것이라는 사회 통념과 거리가 있다. 수술을 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주걱턱(60.5%·이하 중복응답), 교합 이상(41.3%), 비대칭(36.8%), 턱관절 이상(11.2%), 발음 이상(4%) 등이었다. 이를 보면 흔히 '미인·미남이 되기 위한 수술'로 알려진 양악수술을 받는 사람 중에는 치료 목적인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일부 병·의원의 광고나 연예인 수술 사례에 대한 매스컴 보도의 영향 등으로 양악 수술이 '미용'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양악수술은 이미 오래전부터 해온 턱 교정 수술의 한 방법이다. 원래 양악수술의 주목적은 비정상적인 얼굴 뼈의 위치를 바로잡아 아래위 치아의 맞물림을 개선해주는 것이다. 그 결과 얼굴이 균형 잡히고 예뻐 보이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종전에도 턱 교정 수술 환자의 대부분이 생명에 지장을 주는 질병의 치료가 아니라는 이유로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부분의 양악수술 환자가 내년부터 시행될 부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 보여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턱 교정 수술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왜곡된 데는 의료계의 책임도 적지 않다. 하지만 치료와 미용에 대한 공정한 잣대 없이 세금을 부과하면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 턱 교정 수술과 관련해 치료와 미용의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이후에 부가세 부과를 추진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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