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DS] 광란의 샴페인 파티, 류현진도 '취했다'

  • OSEN
입력 2013.10.08 15:53






밀폐된 공간에서 일제히 샴페인을 뿌려대자 다저스타디움 클럽하우스는 금세 짙은 알콜향이 가득해졌다. 만약 공기 중 알콜농도를 측정할 수 있었다면 '면허취소'까지는 아니더라도 '면허정지'는 충분할 정도였다. 냄새만으로도 술에 취할 수 있다는 걸 실감한 순간이었다.

다저스는 8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8회 터진 유리베의 역전 투런포를 앞세워 4-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애틀랜타를 누르고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2009년 이후 4년만이다. 다저스는 12일부터 세인트루이스-피츠버그전 승자와 7전 4선승제 챔피언십시리즈를 치른다.
 
경기가 끝난 뒤 다저스 클럽하우스는 광란의 파티가 열렸는데 서로 샴페인을 끼얹으며 승리를 자축했다. 류현진도 한 손에는 샴페인, 입에는 맥주병을 물고 동료들에게 거품을 쏘기에 여념이 없었다. 평소에는 친한 선수들끼리 나뉘어 시간을 보내던 클럽하우스가 이때만큼은 모두 하나가 돼 승리의 기쁨을 마음껏 나눴다.

클럽하우스 입구에는 이미 수많은 취재진들이 줄지어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경험이 많은 기자들은 비옷을 준비하거나 비닐을 구해와 온몸을 두르고 있었다. 일단 클럽하우스에 들어가면 샴페인 줄기는 선수와 취재진을 가리지않고 쏟아지기 때문이다.

긴 기다림 끝에 입구에 들어서자 이미 선수들은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선수는 '11억 수염' 브라이언 윌슨, 그는 이번 디비전시리즈 3경기에 나서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시리즈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4차전 승리투수 역시 윌슨, 그를 향해 브랜든 리그는 마음껏 샴페인을 끼얹으며 엔트리 탈락의 아쉬움을 달랬다.
 
그리고 바로 뒤, 류현진이 샴페인을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이날 류현진은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뛰어난 활동량을 보여줬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박지성이라고 할 수 있을까. 동료가 인터뷰만 하고 있으면 몰래 다가가 샴페인을 뿌렸고, 마틴 김도 류현진에게 잡혀 한바탕 소동을 치렀다.

류현진도 무사할 수 없었다. 뿌린대로 거두는 것이 '샴페인 세례'의 규칙, 류현진은 동료들로부터 '샴페인 십자포화'를 맞았다. 이미 그의 상의는 술로 흠뻑 젖어있었다. 이미 류현진은 분위기에 취해 있었다.
 
짙은 알콜향에 아드리안 곤살레스는 취한듯 붉은 얼굴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류현진은 "오늘 술 한 모금도 안 마셨다"면서 맥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였다. 마틴 김도 "술 약한사람은 오늘같은 날 여기에 있으면 금방 취한다"고 말했다. 그 말을 하는 마틴 김의 얼굴도 이미 불콰해져 있었다.
 
이날을 위해 다저스는 수 백병의 샴페인과 맥주를 준비했다. 일부 빈병들은 바닥에 굴러다녔지만, 대다수의 병은 한쪽에 고스란히 모여 있었다. 마틴 김은 "오늘 (샴페인 세례에) 쓰인 빈병들은 대략 10만원 정도에 팔린다"고 귀띔했다.
 
다른 한 쪽에는 핸리 라미레스가 과녁을 찾고 있었다. 라미레스는 이번 시리즈에서 16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바로 그 뒤에 에디슨 볼케스가 보이는데, 이날 만큼은 디비전시리즈에 뛰지 못했던 선수들도 모두 하나가 돼 기쁨을 만끽했다.
 
투혼의 주인공 커쇼는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는 "3일만에 던지는 건 처음이지만 이날을 위해 매일같이 훈련을 하는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말은 그가 왜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역투를 펼친 커쇼는 샌디 쿠팩스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이제 커쇼는 쿠팩스의 뒤를 이어 다저스의 좌완 전설계보를 써내려가고 있다. 벌써 3년연속 리그 평균자책점 1위, 게다가 올해는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진가를 한껏 뽐냈다. 당연히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 커쇼도 맥주 세례를 피할 수 없었다.
 
또 한 명의 주인공, 후안 유리베다. 바로 전날 투런포를 쳤던 유리베는 2-3으로 뒤지던 8회말 무사 2루에서 번트에 실패한 뒤 거짓말같이 역전 투런포를 날렸다. 다저스를 챔피언십시리즈로 끌어올리는 한 방이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유리베는 눈을 뜨지 못했는데 류현진이 계속 샴페인을 뿌려댔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이런 샴페인 세례가 처음이다. 한국에는 없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활동량을 앞세워 마음껏 파티를 즐겼다. "누가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라오든 상관없다"는 그의 자신있는 말, 그리고 "이제 이거 두 번만 더 하면 된다"는 말로 2013년 유종의 미를 다짐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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