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고 부호 리카싱(李嘉誠·사진) 청쿵실업 회장이 '중화권 자산 철수설'이 떠도는 가운데 또다시 홍콩 자산을 매각했다고 베이징 신경보(新京報)가 29일 보도했다.

리카싱이 운영하는 전능실업(電能實業)은 홍콩 전력회사 전등(電燈)유한공사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분할한다고 발표했다. 리카싱은 이번 매각으로 현금 380억홍콩달러(약 5조3000억원)를 마련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기업 분할과 관련, 전능실업 측은 "순수한 상업적 판단"이라며 리카싱 중화권 철수설을 부인했다.

홍콩 전등은 지난해 45억홍콩달러(6240억원) 순이익을 올렸으며 50만 고객에게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리카싱 회장은 올 들어 중국과 홍콩 투자를 철수하고 유럽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7월 홍콩 슈퍼마켓 체인 바이자(百佳) 매각을 발표한 데 이어 상하이·광저우의 대형 부동산을 팔았다. 대신 뉴질랜드와 네덜란드의 폐기물처리업체, 영국 가스업체·공항 등을 잇달아 매입했다. 신경보에 따르면 올해 리카싱이 매각한 중화권 자산은 410억홍콩달러(5조7000억원)이고, 유럽 등에서 사들인 자산은 248억7000만홍콩달러(3조4500억원)에 달한다.

리카싱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중화권 매체는 "중국 부동산 거품에 대한 경고" "홍콩의 장래를 어둡게 보는 것" 등의 해석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