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홍, 100억 주면 400억 불리는 '神功' 발휘… SK그룹선 '도사님' '묻지마 회장님'으로 통해… 상당액 사기당한 최태원 회장 "내가 뭐에 홀려"

조선일보
  • 한경진 기자
    입력 2013.09.27 03:15 | 수정 2013.09.27 13:31

    '증권가 무속인' 김원홍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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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화면 캡처
    '재판 변수' 김원홍 누구? TV조선 바로가기
    최태원(53) SK그룹 회장 횡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원홍(52)씨는 SK해운 고문이라는 직함이 있었지만, 주로 '도사님'으로 통했다. 최 회장은 1999년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을 통해 김씨를 알게 됐다고 한다. 10년간 한 달에 1~2번씩 만나며 김씨를 집안 웃어른처럼 받들었고, 자신보다 한 살이 어린 김씨에게 깍듯이 존댓말을 썼다. SK그룹 고위 간부 사이에서 김씨는 '묻지 마 회장님'으로 불렸다. 지시하면 이유를 묻지도 말고 바로 이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 회장이 김씨를 절대적으로 신뢰했던 것은 그의 신공(神功)에 가까운 투자 실력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경북 경주 출신인 김씨는 증권사 영업 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여의도 증권가에서 유명한 무속인으로 변신했다. 특정 날짜의 주가를 소수점까지 예측한다는 얘기가 떠돌 정도였다.

    최 회장은 법정에서 "김씨가 주가·환율, 미 연준 이자율에 정통했고 덕분에 나도 열린 시야로 경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100억원을 주면 300억~400억원으로 불려오는 김씨의 투자 수완에 반했다. 2005년부터 선물·옵션 투자금 6000억원을 김씨에게 건넸다. 2008년 중순에도 1000억원을 더 줬다. 그러나 아직도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지 못했다. 2008년 10월에는 최 회장 형제와 김원홍, 김준홍씨가 얽힌 450억 횡령사건이 발생했다.

    김씨는 분당에 살면서 롤스로이스를 굴리고 다녔다. 그는 한때는 "SK 그룹은 사실상 내 거다. 내 손으로 움직인다"고 떠들고 다녔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전한다. 김씨의 측근들은 김씨가 최 회장에게 받아낸 돈으로 속칭 '보험깡' 비용을 댔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김 전 고문이 작년 6월까지만 기다리면 귀국해서 이번 재판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투자금도 반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이때부터 사실상 관계를 끊고 어떤 연락도 주고받지 않았다고 한다.

    최 회장은 실제 SK그룹의 지주회사와 다름없는 SK C&C 지분을 제외한 전 재산을 김씨에게 보내고 돌려받지 못했다. 최 회장은 법정에서 "스스로도 (김원홍에게) 사기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워 신앙 생활을 시작했다"며 "제가 뭐에 홀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김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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