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還收… '전두환 추징법(추징시효 연장·타인명의 은닉 재산 환수 가능)'·朴대통령 의지가 결정적 動因

조선일보
  • 류정 기자
    입력 2013.09.11 02:59 | 수정 2013.09.11 10:35

    [전두환 一家 완납 각서 제출… "재국·재용씨 각각 560억, 재만씨 200억, 사돈 275억 납부"]

    -全씨측 고개 숙여 선처 호소
    연희동 사저·선산까지 내놔… 최선 다했다는 모습 보이려 해
    -생계 위해 일부 재산은 남겨 둬
    이순자씨 30억연금 반환 요청… 네 자녀 집·회사도 납부 제외

    전두환(82) 전 대통령 일가가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이고, 1700억여원의 재산을 추징금으로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1997년 전 전 대통령이 내란·반란수괴·뇌물 혐의로 무기징역에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 선고 받은 지 16년 만에 완납 계획을 밝힌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노태우(81) 전 대통령에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까지 추징금을 완납하게 된 배경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와 국회의 '전두환 추징법' 통과(6월 27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두환 추징법은 추징 시효를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한편, 불법 재산을 취득한 당사자뿐 아니라 불법 재산에서 유래한 재산을 가진 제3자를 상대로 추징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가는 내외가 살고 있는 연희동 사저와 경남 합천의 선산 일체(21만평) 등 일가의 상징적인 재산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모습을 보여 국민을 납득시키고 용서를 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장남 재국씨는 10일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납부 계획서를 들고 나와 카메라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부친은 '당국의 조치에 최대한 협조하라'고 했고 저희도 그 뜻에 부응하려고 했지만, 저희의 부족함과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혀 해결이 늦어진 데 대해서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재국·재용씨 각각 560억, 재만씨 475억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추징금 환수팀(팀장 김형준)이 확보한 일가의 재산은 그동안 압류한 900억원대 재산을 포함해 총 1703억원이다. 이 중 장남 재국씨는 경기도 연천에 조성한 테마공원 허브빌리지 땅(6만평)과 건물 일체, 시공사 사옥 땅, 한남동 유엔빌리지, 미술품 400여점, 북플러스 주식 20만주 등 총 558억원의 재산을 포기하기로 했다. 경남 합천의 선산 일체(21만평)도 자발적으로 납부 목록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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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가운데)씨가 10일 오후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의 납부계획서와 이행각서 등을 들고 서울지검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1672억원 내겠다” TV조선 바로가기
    차남 재용씨는 경기도 오산 땅 5필지와 이태원 빌라 3채 등 560억원대 재산이 환수 대상에 포함됐다.

    삼남 재만씨는 서울 한남동 신원플라자 빌딩과 연희동 사저 별채 등 200억원대가 포함됐다. 또 재만씨 장인인 이희상 동아원 회장도 275억원을 자진 납부하기로 했다. 재만씨 측이 합계 475억원가량을 부담하는 셈이다. 딸 효선씨는 20억원 상당의 안양 관양동 땅을 내놓기로 했다.

    생계 수단은 남겨 둬

    일가는 상징적인 재산은 포기하면서도, 살고 있는 거주지와 생계를 위한 연금 등은 환수 대상에서 빼달라는 의사를 피력했다. 연희동 사저 본채는 납부 목록에 포함하긴 했지만, 재국씨는 "부모님께서 반평생 거주하셨던 자택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실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재산의 처분 순서를 뒤로 미루는 방식 등으로 배려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른 재산을 먼저 처분한 뒤, 그래도 모자라면 연희동 사저를 마지막으로 환수하되 전 전 대통령 내외가 빌려서 살 수 있는 방식 등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다.

    이순자씨 명의로 된 연금보험 30억원도 환수 대상에서 빼달라는 의사를 밝혔다. 비자금에서 유래한 재산이 아니며, 부부의 생계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씨 부부는 이 보험에서 매달 지급되는 이자 수익 1000만원을 생활비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남 재용씨도 부인 박상아씨와 현재 살고 있는 이태원 빌라 한 채는 환수 대상에서 빼달라는 의사를 밝혔다. 네 자녀는 모두 현재 살고 있는 집은 납부 목록에서 제외했으며, 운영 중인 주요 회사들도 남겨놓았다. 재국씨가 운영 중인 출판사인 시공사, 재용씨가 운영하는 부동산개발회사 비엘에셋, 재만씨가 장인과 운영 중인 미국 나파밸리 소재 와이너리의 주식은 제외했다.

    추징금 완납 계획이 정리되면서 지난 57일간 진행된 검찰 수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동안 316명을 조사했고, 총 16회에 걸쳐 9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드러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수사하되 증거 관계와 책임 정도, 자진 납부한 점 등 여러 가지 정상을 감안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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