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가 8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20년 제32회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도쿄는 1964년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제18회 하계올림픽을 연 적이 있다. 한 도시가 두 번 하계올림픽을 유치한 곳도 아시아에서는 도쿄가 처음이다. 우리도 이웃 나라로서 축하를 보내면서 일본인들과 함께 기뻐해야 할 일이다. 일본의 올림픽 개최는 경제적 측면 등에서 우리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올림픽은 지구촌 최고·최대의 스포츠 축제이다. 일본은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하계올림픽을 두 번 개최하는 나라답게 아시아 주변국들의 축하와 전폭적 협조를 받으며 올림픽을 준비하고 치러야 한다. 당장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汚染水) 유출 문제부터 해결해 주변국들을 안심시켜야 할 것이다. 일본인인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 사건이 한·중은 물론 미국에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면서 "일본은 후쿠시마 정보와 교훈을 국제사회, 특히 주변국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아마노 총장은 "1990년대 초 러시아가 핵폐기물을 극동 해역에 투기했을 때 한·일·러 공동 조사가 이뤄졌고 IAEA도 참여했던 사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도 했다. 일본은 이 충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베 정권은 올림픽 유치로 얻은 국민 지지를 기반으로 과거사를 더 부정하고 헌법 개정을 통한 재무장(再武裝)의 길로 한발 더 달려 나갈지 모른다는 우려도 씻어줘야 한다. 아베 내각의 그동안 행태를 보면 이런 걱정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만약 아베 정권이 2020 도쿄올림픽을 재무장을 위한 발판으로 활용한다면 일본 스스로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에 먹칠을 하게 될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주 러시아 G20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단독 회담을 갖기를 원했지만 우리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선 면전(面前)에서 "역사를 똑바로 보라"는 훈계를 들었다. 일본은 자신 때문에 생긴 동북아 핵심 국가들 사이의 불협화음을 풀지 못하고 올림픽을 치를 경우 세계가 일본을 어떻게 바라볼지도 고민해야 한다. 도쿄올림픽 유치는 아베 정권에 큰 축복이면서 무거운 짐도 던져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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