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설국열차'처럼… 곤충이 식량 자원 될까

조선일보
  • 김성모 기자
    입력 2013.09.04 03:00

    [토양동물학회 보고서 발표]

    이미 1700종 식용으로 쓰여…
    일본에서는 곤충 초밥 판매, 태국은 귀뚜라미가 특식 대접
    쇠고기보다 단백질 풍부하고 지방은 적어 영양 가치 높아

    올여름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에는 꼬리 칸 열차에 탄 최하층 사람들이 바퀴벌레로 만든 양갱 모양의 단백질 블록을 먹고 사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에서처럼 앞으로 곤충이 귀한 식량 자원이 될 수 있을까.

    한국토양동물학회 정철의 운영위원장(안동대 식물의학과 교수)은 3일 '곤충 식품산업화 현황과 전망'이란 보고서를 내고 "곤충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필수아미노산 공급원이 될 수 있다"며 "생태적·환경적·영양학적으로 지속 가능한 인류의 식량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5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과 한국토양동물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태국의 한 시장에서 파는 곤충 요리들. 나방 애벌레에서부터 물장군, 귀뚜라미 등 각종 곤충이 조리돼 팔리고 있다
    태국의 한 시장에서 파는 곤충 요리들. 나방 애벌레에서부터 물장군, 귀뚜라미 등 각종 곤충이 조리돼 팔리고 있다. /안동대 정철의 교수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곤충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식용 자원으로 쓰인다. 전 세계적으로 곤충 1700종 이상이 식용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80% 정도 지역에서 곤충을 먹고 있고, 특히 중국·동남아·아프리카 등에서는 전갈 튀김, 귀뚜라미 튀김 등이 귀한 단백질 보충원으로 쓰인다. 일본에서는 곤충 초밥이 팔리고, 태국에선 귀뚜라미가 특식 대접을 받으며, 이탈리아에서도 '카수 마르주'라고 불리는 구더기 치즈가 있다.

    우리나라도 전통적으로 곤충을 식용했다. 동의보감에는 매미·메뚜기·풍뎅이·꿀벌 등 식용 곤충 95종류가 자세히 기록돼 있다는 게 정 교수 설명이다.

    곤충은 식품 영양적 가치도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네덜란드 바헤닝언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말린 메뚜기는 중량 100g당 단백질이 60~77g 들어 있어 쇠고기(45~55g)보다 단백질이 풍부했다. 대체로 곤충은 쇠고기보다 지방은 적고 미네랄은 풍부했다. 건(乾) 중량 100g당 쇠고기엔 지방이 40~57g이었지만, 메뚜기(4~17g)·딱정벌레(18~52g) 등은 지방량이 적었다. 미네랄은 메뚜기나 딱정벌레엔 최고 17g 정도 포함돼 있어 쇠고기(1.4~2.3g)보다 많았다.

    더구나 곤충은 생산 과정도 효율적이면서 친환경적이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등에 따르면 소에게 풀을 100㎏ 먹여 쇠고기를 6.5㎏ 정도 얻지만, 곤충은 같은 양의 먹이로 54㎏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드는 사료비는 귀뚜라미가 소의 12분의 1 정도다. 여기에다 소·돼지 등을 사육할 때 나오는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도 줄여 친환경적이란 분석이다.

    이처럼 곤충 식용은 장점이 많지만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의 '혐오감'이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쇠고기를 먹을 때도 소를 통째로 먹는 게 아니라 가공해서 먹는 것처럼 곤충도 분말로 만드는 등 가공 처리를 할 수 있다"며 "곤충 가공품은 종합 미네랄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고, 기아에 허덕이는 국가의 아이들에겐 이유식 보조제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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