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통합진보당은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 내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을 모두 동원해 저지 운동을 폈다.

통진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장 앞에서 '도와 달라'고 했다. 오병윤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이번 사안만 갖고 원포인트 국회가 열리는 것은 좀 막아 달라"고 했다. 김재연·김미희 의원은 미리 작성한 '내란 음모가 아니라 사상 검증, 마녀사냥입니다'라는 호소문을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마지 못해 호소문을 받아드는 모습이었고 일부 의원은 이들을 피해서 의총장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에 앞서 통진당 전국 지역위원장 200명이 국회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오전 11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소속 의원단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중단하라"고 했다. 이들을 국회 방호원 수십명이 둘러싸 충돌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들은 오후 1시까지 국회 잔디밭에 둥그렇게 둘러앉아 있었다.

오후 2시 국회 본회의가 열리기 전 이석기 의원은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혐의는 내란 음모인데 체포동의안의 사유는 철저히 사상 검증, 마녀사냥"이라며 "내란 음모에 관련된 단 한 건의 구체적인 내용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당신의 주장에 공감하지 않지만 당신이 말할 권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는 18세기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며 "대한민국이 3세기 전만도 못해서 되겠는가"라는 말까지 했다.

본회의가 시작되자 이석기 의원은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 등 국민의례를 따라서 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이정희 대표는 국회 본청 앞에 자리를 펴고 책상을 갖다 놓은 채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본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이 이 의원에게 "애국가를 왜 불렀느냐"고 질문하자 곁에 있던 김선동 의원이 "그게 질문이냐"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 의원실 비서들은 이날 '친전(親展)'이라고 적힌 서류봉투를 들고 민주당 의원실을 돌아다녔다. 이 의원은 이 서한에서 이번 사건이 내란 음모 사건이 아니라 국정원에 의한 조작 사건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