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음모' 수사] 재정방조·분공수행… 북한 용어, 分期마다 한데 모여 자아반성

입력 2013.09.02 03:00 | 수정 2013.09.02 10:52

드러난 3대 강령·5대 의무 - 전형적인 反국가단체 양상
민혁당 재건하려는 정황 포착… 1차 수사 대상 14명… 더 늘듯

지하조직 RO의 강령과 의무
국가정보원이 경기동부연합의 지하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조직원 등으로부터 확보한 3대 강령(綱領)의 핵심 키워드는 '주체사상'이다. 주체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남한 사회를 변혁하고, 남한 사회의 자주민주통일 실현을 위해 주체사상을 심화·보급·전파한다는 게 강령의 골자이자 조직의 존재 이유였다.

국정원 관계자는 1일 "김일성이 창시하고 김정일이 이론적으로 발전시켰다는 주체사상을 강령의 기둥으로 삼았다는 말은 이들이 철저한 종북 세력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RO 조직원의 5대 의무는 용어부터 북한식이다. 재정방조 의무에서 방조(傍助·곁에서 도와줌)는 우리에겐 낯설지만 북한 헌법에 등장하며, 조직보위 의무의 '보위(保衛)'는 북한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과업을 나눠 각자 맡은 일을 한다는 '분공수행' 역시 북한의 어린이 교육 과정의 단골로 등장하는 말이다.

국정원은 RO의 지도부가 조직원들에게 5대 의무를 외우고 준수하도록 지시했으며 분기별로 '총화(總和)'의 시간을 가졌다고도 했다. 자아 반성을 통해 조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주체사상을 각인시키고 결속력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이런 '총화' 작업은 RO 조직의 총책인 이석기(51) 통합진보당 의원이 주도했고, 지난 5월 서울 마포 합정동 회합도 총화의 일환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RO 조직'의 3대 강령과 5대 의무가 파악됨에 따라 국정원은 내란 혐의 외에 RO 조직원들의 반국가 단체 구성 혐의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북한 주체사상으로 무장하고 체제 전복을 노렸던 RO의 행태는 전형적인 반국가 단체 양상을 띠고 있다"면서 "아직 보완할 부분이 조금 남아 있지만 혐의 입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국가 단체는 정부를 참칭(僭稱·멋대로 정부를 자처한다는 의미)하거나 국가를 변란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의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 통솔 체제를 갖춘 단체를 말한다. 형법의 내란죄처럼 반국가 단체 구성죄는 국가보안법의 최고 중죄로 수괴는 법정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다. 그러나 2년 전 '왕재산 간첩단 사건' 당시 대법원이 간첩죄는 유죄로 판단한 반면 반국가 단체 구성죄에 대해선 무죄로 판결할 정도로 법원이 까다롭게 판단하고 있다.

법원이 최근 반국가 단체로 판결한 대표적 사례는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씨가 핵심 인물이었던 '민혁당(민족민주혁명당)'이다. 이석기 의원은 당시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이었고, 국정원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RO가 민혁당을 재건하려 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국정원은 구속된 3명과 김홍열 통진당 경기도당위원장 등 다른 관련자들을 이번 주부터 본격 소환할 계획이다. 국정원의 1차 수사 대상은 압수 수색 대상에 포함된 10명 외에 출국 금지 조치만 취해진 4명 등 모두 14명이며, 향후 수사 대상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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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화면 캡처
지하조직 'RO'의 3대 강령·5대 의무는? TV조선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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