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상황 설명도 없이 "열차 취소됐다, 환불해준다"

입력 2013.09.02 03:01

전광판 끄고 안내 제대로 안해… 헛걸음한 열차 이용객들 분통

노종숙(60)씨는 지난 31일 오전 9시 55분 서울발 부산행 KTX 표를 예매했다. 노씨는 아침 뉴스에서 대구역 사고 소식을 듣고 집을 나서기 전 코레일(1588-7788)로 전화를 걸었지만 "상담원 연결이 안 된다"는 말만 들렸다. 할 수 없이 9시 30분쯤 서울역에 도착해보니 전광판은 모두 꺼져 있고, 창구 앞쪽에는 직원 한 명이 승객 수십명을 응대하고 있었다. 이 직원은 "열차는 취소됐다. 다른 교통 편을 알아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노씨는 "사고는 어쩔 수 없다 쳐도 다른 열차 편도 취소된 건지, 언제쯤 운행을 재개하는지 등은 안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전화도 안 받고, 역 직원은 '환불해준다'는 말만 해 분통 터졌다"고 말했다.

31일 대구역 사고로 우리나라 철도 승객의 60%가 이용하는 경부선 열차 운행이 6시간 이상 전면 중단돼 주말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대구역 4개 선로 중 1개가 열려 열차 운행이 재개됐지만 한 시간 넘게 지연 운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열차 운행이 완전 정상화된 것은 사고 발생 30시간 지난 1일 오후 1시쯤이었다.

승객들은 코레일의 사고 후 대처에 큰 불만을 터뜨렸다. 31일 오전 9시 동대구역에 나왔던 이재진(33)씨는 "사고 정보를 빨리 알려주지 않아 승객들을 우왕좌왕하게 만들어 더 화가 났다"고 말했다.

31일 오후 서울역에 나왔던 김모(58)씨는 "전광판엔 안내가 아예 나오지 않았고 구내방송만 '오늘 출발하는 모든 열차의 출발이 한 시간 이상 지연된다'고 되풀이했다"면서 "열차가 왜 지연됐는지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항공사와 달리 고객을 고객으로 대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며 "코레일이 민간 기업이었거나 철도 경쟁 체제가 도입됐으면 이렇게 느슨하게 대처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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