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음모' 수사] RO 가입 선서 "우리 우두머리는 김정일 비서 동지, 우린 혁명가"

조선일보
  • 배성규 기자
    입력 2013.08.31 03:02 | 수정 2013.09.06 15:07

    [비밀회합 녹취록 등으로 본 '지하조직 RO' 실태]

    "조직원, 이석기를 首로 불러"… '北은 善, 南은 惡' 세뇌 학습
    北 "통진당에 대대적 폭압" 감싸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이른바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조직원들은 지난 5월 비밀 회합에서 비상식적이고 반(反)국가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이들은 평소에도 종북(從北)적 행태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우두머리는 김정일 비서 동지"

    RO 조직원들은 가입 선서를 하면서 '우리의 우두머리가 누구냐'는 질문에 '비서 동지(김정일)'라고 답하고,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엔 '혁명가'라고 답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이 비밀 회합에서 "북은 모든 행위가 애국적이고 우리(남한)는 모든 행위가 반역적"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남한은 악(惡)이고, '빈곤'과 '3대 세습'의 북한은 절대선(善)이라는 왜곡된 의식을 보여준 것이다.

    대검 공안기획관을 지낸 박만 변호사는 "주사파들은 젊었을 때부터 '김일성주의'에 빠져 우리나라의 현실은 모두 부정하고 북한에서 대안을 찾았다"며 "모든 행동도 북한의 지침이나 지령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video_0
    내란 음모 혐의 와중에… 통진당, 부산 도심서 집회… ‘내란 음모 녹취록’이 공개된 30일 저녁 통합진보당이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개최한 집회에서 이정희 대표(맨 왼쪽)가 국정원 댓글 사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민주당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남강호 기자
    공안 당국의 한 관계자는 "주사파들은 한국이 미제의 식민지이고 모든 정통성은 북한에 있다는 식으로 종교 신앙과 비슷한 세뇌 학습을 받는다"며 "남한의 물질적 풍요보다 자주적 정신이 중요하고, 북한이 못사는 것도 미국의 핍박과 봉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사파들은 '남한 현실 비판→사회주의 학습→주사파 사상 무장→혁명 투쟁가 육성'이란 4단계의 세뇌 학습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나중에는 어떤 설득도 통하지 않는 폐쇄적인 세계관, 터널 끝의 동그랗게 밝은 부분만 보는 '터널식 비전'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민수 고려대 의과대 교수는 "외부와 소통 없이 자기들 생각에만 편집증적으로 집착해 '정신적 갈라파고스'에 사는 사람들"이라며 "자신들을 '항일 무장투쟁 세력'에 비유하며 '무기 준비' 얘기까지 한 것도 자기 존재감과 정당성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석기를 수령으로 받들어

    RO는 이 의원을 사실상 남한 내 '수령'으로 떠받들며 자신들만의 '종교적 성채'를 구축해 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RO 조직원들은 이 의원을 '수(首·수령)'라고 불렀는데, '수께서 말씀하셨다' '수는 어디 계시느냐'는 식으로 깍듯이 모셨다"며 "이 의원을 '남한의 수령'이라고 여겼고 보위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이 의원 등은 RO 조직에서 상당한 권력을 행사했을 것이고 조직원들에겐 도피처가 됐을 수 있다"고 했다.

    유동렬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지난 2월부터 전쟁 위협을 했는데 RO가 북의 전술적 지침에 맞춰 국지전에 대비한 것 같다"며 "이들은 실제 통신선·저유소 공격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괴뢰 정보원과 검찰이 야당인 통합진보당에 대한 대대적 폭압에 나섰다"고 진보당을 감쌌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