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음모' 녹취록 입수] 위기감 느낀 좌파단체들, 하루만에 '투쟁 대책委'

조선일보
입력 2013.08.30 03:00 | 수정 2013.08.30 05:03

좌파단체 대표 30여명 회견… "전국서 촛불집회 열겠다"
통진당 "날조극"이라고 반발하면서도 구체적 해명 안해

통합진보당이 압수 수색 하루 만에 '전면적 정치 투쟁'에 돌입했다. 총기 준비 지시 등 '내란 예비 음모'의 주요 혐의 내용을 모두 '날조' '공안 탄압'이라고 몰아붙이며 '대(對)정부' '대국정원' 싸움으로 이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치 투쟁은 만약 국정원이 혐의를 두고 있는 '내란 예비 음모'의 핵심 내용 일부라도 사실로 확인되면 당 해체 수준까지 이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라는 분석이다.

◇통진당, 전국에서 저항 행동 들어가기로

통진당은 이날 이정희 대표를 본부장으로 전국 16개 시도당과 177개 지역위원회를 비상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이 대표는 오전 8시 30분 국회 최고위·의원단 연석회의에서 "이제 피할 수 없는 싸움이 벌어졌다"며 "이 시간부터 모든 당 조직을 투쟁본부로 전환한다"고 했다. 진보당은 '언론' '법률' '대외 협력' '조직' 등 기구를 별도로 구성하고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키로 했다.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진보연대, 농민회총연맹, 노동자연대 다함께, 서울민권연대 등 좌파 성향 단체 대표 30여명이 모여 '국정원 내란 음모 조작 공안 탄압 규탄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향후 전국 단위로 조직을 확대해 지역별·전국별 저항 행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통진당은 29일에만 전남, 울산, 광주, 대구, 강원, 충남도당에서 각 지역에 선전·선동 대자보를 붙이거나 성명서를 발표했다.

통합진보당과 좌파 단체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내란 음모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국정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과 좌파 단체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내란 음모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국정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이날 오후 3시에는 오병윤 원내대표와 안동섭 사무총장 등 당 관계자 30여명이 청와대 앞 청운동사무소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31일 토요일엔 서울 내곡동 국정원 앞에서 대규모 규탄 집회를 갖겠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을 '촛불 시위 이간책'이라고 했다. 대책위는 앞으로 각 지역에서 동시다발적 촛불 집회를 연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상 '묵비권'

이석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 회의에 나타났다. 그는 "날조극" "소설"이라고 했다. 그러나 '총기 준비 지시' 여부 등 사실 관계를 묻는 말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이정희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최고위 회의 발언, 이어진 '대책위' 기자회견에서도 구체적 해명이나 반박은 없었다. "희대의 조작극" "정치 모략"이라는 등의 얘기만 했다.

이들 외의 통진당 관계자들도 구체적 사실에 대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지난 5월 130여명이 모인 회합 등이 어떤 성격이었는지, 그 자리에서 어떤 일과 발언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유류(油類) 시설, 통신 시설 등 주요 시설 접수 논의가 있었는지 등을 묻는 기자들에게 대답하지 않았다.

구체적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사실상 '묵비권 행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행태는 작년 3월 서울 관악을 예비 경선 여론 조작 사태, 4월 비례대표 부정 경선 논란 등의 과정에서도 똑같이 나타난 바 있다.

이날 통진당 안팎에서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통진당 관계자들은 "무장 투쟁 준비는 전혀 사실이 아닐 것"이라면서도 "국정원이 증거도 없이 이렇게까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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