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즘 비판했던 그녀가 나치 옹호 思想家와 불륜을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입력 2013.08.17 03:04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표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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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엘즈비에타 에링거 지음 | 황은덕 옮김
    산지니 | 212쪽 | 1만3000원

    "아렌트는 '만약 당신이 날 원하신다면'이라며 조그맣게 속삭이곤 했다. 자신의 수줍음과 말 없는 숭배가 하이데거를 기쁘게 하고 흥분시킨다는 것을 그녀는 직관으로 알고 있었다."(39쪽)

    남자는 35세의 유부남 대학교수였고, 18세의 여자는 대학 신입생이었다. 1924년 독일 마부르크대학에서 시작된 이들의 '관계'는 이후 50년 동안 지속됐다. 현대 철학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두 사상가, 마르틴 하이데거와 한나 아렌트다. 1995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돼 '공상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킨 이 책은 편지와 증언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에 피와 살을 붙인다.

    그것은 숱한 철학서에서 두 사람이 보여줬던 관념의 언어가 '인간의 언어'로 바뀌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 '사랑'의 현장에서 사상과 실존은 모순을 일으킨다. 존재와 시간을 탐구했던 하이데거는 거짓말과 광적인 집착, 상투적인 편지 문장을 썼던 사람이었고, 전체주의를 비판한 아렌트는 나치즘을 찬동한 사상가를 사랑했다는 걸 독자는 알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아렌트에 대해 '인습에 얽매이지 않은 여성이었으나 사적인 삶에 있어서는 여전히 전통적이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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