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의 첫 U턴… 나흘 동안 무슨 일이

조선일보
입력 2013.08.13 03:01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경제수석 등이 논란 키워
갈수록 여론 나빠져… 내년 지방선거 악영향 우려도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세제(稅制) 개편안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정리한 것은 사실상의 첫 U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렇게 두드러지게 결정을 바꾼 일은 없었다.

박 대통령은 한번 결정한 일은 쉽게 뒤집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런 그가 기획재정부가 지난 8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2013년 세법 개정안'을 확정한 지 불과 나흘 만에 바로 후퇴한 것이다.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은 데다 직접 조기 진화(鎭火)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정부의 내년도 세제 개편안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지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정부의 내년도 세제 개편안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지시했다. /청와대 제공
이번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전후의 사정을 살펴보면 청와대 대응이 오히려 논란을 증폭한 측면이 있다. 박 대통령은 인수위 당시 복지 공약을 일부 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 정부와 당에 그대로 이행할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번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에도 '증세 아니냐'는 지적에 조원동 경제수석은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바꾼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세가 아니다"고 했다.

또 세금이라는 소재의 정치적 인화성을 점검했어야 할 정무수석은 두 달 가까이 공석(空席) 상태였다. 김기춘 비서실장과 박준우 정무수석은 지난 5일 임명된 상태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9일부터 김기춘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실이 반발 여론에 대한 대책을 몇 가지 검토했지만 '현재 상황에서 누가 무슨 말로 설득해도 논란이 더 커질 뿐'이란 결론이 나왔다"며 "결국 대통령이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세제 개편 저지 서명운동'을 시작하는 등 야권(野圈)이 장외투쟁의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상황에서 반발 여론을 방치하면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대형 악재가 될 것이란 판단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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