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人] "수많은 韓人 관중 보니 아버지가 더 그립습니다"

    입력 : 2013.07.30 03:03

    [LA 다저스 코리아 데이 행사 참석한 안창호 선생 장녀 수잔 안 커디]

    소녀시대는 애국가 불러

    걸그룹 소녀시대가 LA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미국 야구팬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소녀시대의 멤버 태연, 티파니, 써니는 미 프로야구(MLB) LA 다저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4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29일(한국 시각) 다저스타디움 그라운드 위에 섰다. 다저스 구단과 한국관광공사가 함께 준비한 '코리아 데이(Korea day)'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다저스 구단은 LA의 한인 팬들을 위해 매년 비슷한 행사를 열었지만, 올해 코리아데이는 류현진의 소속팀 다저스와 추신수의 소속팀 레즈가 맞붙는 경기에 맞춰 열렸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었다.

    국기원 시범단의 태권도 시범이 끝나자 소녀시대 멤버들은 포수 뒤쪽 그라운드로 들어섰다. 태연이 먼저 애국가를 부르자 관중석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뒤를 이어 티파니가 미국 국가를 열창했다. 다저스타디움 기자실에서 이미 세 차례 정도 연습을 했던 티파니는 완벽하게 노래를 소화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국가를 경청하던 미국 현지 팬들은 국가가 끝나자 환호성을 질렀다. 써니는 '포수' 류현진을 상대로 시구를 했다. 마운드 앞에서 던진 공이 홈 플레이트 조금 못 미친 곳에 떨어졌지만 박수를 받았다.

    29일(한국 시각) LA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수잔 안 커디(왼쪽 사진)씨. 이날 소녀시대 멤버들이 류현진과 추신수를 만났다. 왼쪽부터 티파니·류현진·써니·추신수·태연. 티파니와 태연은 그라운드에서 애국가와 미국 국가를 열창했고, 써니가 시구를 맡았다.
    29일(한국 시각) LA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수잔 안 커디(왼쪽 사진)씨. 이날 소녀시대 멤버들이 류현진과 추신수를 만났다. 왼쪽부터 티파니·류현진·써니·추신수·태연. 티파니와 태연은 그라운드에서 애국가와 미국 국가를 열창했고, 써니가 시구를 맡았다. /LA=홍준기 기자·LA 다저스 트위터 제공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이날 경기가 끝난 후 구단 인터뷰실에서 류현진과 소녀시대 세 멤버에게 한국 관광 홍보대사 위촉패를 전달했다. 다저스 구단도 소녀시대 멤버들에게 각자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선물했다. 류현진은 "미국에서 뛰는 동안 한국을 알리기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태연도 멤버들을 대표해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저스 구단은 이날 경기 초반 '베테랑 오브 더 게임(Veteran of the game)'으로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녀 수잔 안 커디(한국명 안수산·98)씨를 소개하며 코리아데이의 의미를 살렸다. 다저스 구단은 경기마다 국가를 위해 싸운 미군을 초대해 전광판을 통해 소개하고 팬들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안 커디씨는 1915년 미국 LA에서 안창호 선생의 5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다. 오빠인 필립 안씨는 할리우드 영화배우의 길을 걸었지만, 아버지의 독립운동을 도왔던 안 커디씨는 1942년 미 해군에 입대했다. 미 해군 최초의 여성 포격술 장교로 활약하던 안 커디씨는 주로 정보 부서에서 고급 정보를 다루는 일을 하면서 미국이 일본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남편인 프랭크 커디 역시 해군 정보 부서에서 적국의 암호를 해독하는 일을 수행했다.

    다저스타디움 관중석에서 만난 안 커디씨는 "오늘이 코리아데이라는 말을 들으니 아버지가 가장 그립다"며 "많은 한인 관중이 온 것을 보니 반갑다"고 말했다. 함께 경기장을 찾은 안 커디씨의 아들 필립 커디(68)씨는 "어머니는 아시아 여성으로 미군에서 복무한 선구자적인 분"이라고 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