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일생의 첫 일탈

조선일보
  • 변희원 기자
    입력 2013.07.29 02:59

    스프링 브레이커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녀들은 해변에서 거의 벌거벗고 서로 뒤엉켜 춤추고 술을 마신다. 대학에 갓 들어온 그들은 자기들이 가진 터질 듯 신선한 몸뚱이를 다 불태우고 부셔버리려는 듯 발광을 한다. 이들에게 미래 따윈 없고 현재만 영원히 계속될 것 같다.

    하모니 코린 감독의 '스프링 브레이커스'는 예쁘장하게 생긴 네 명의 여대생들을 내세운 청춘영화처럼 보인다. 스프링 브레이크(봄방학)를 맞아 남들처럼 해변으로 가고 싶은 여대생 세 명은 가짜 총 들고 강도 행세를 해 돈을 구한 뒤 순진한 친구까지 한 명 더해서 마이애미 해변에 간다. 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 단조롭고 무감각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매일 흥청망청 놀던 이들은 마약 복용으로 경찰에 잡히고, 위험하고도 우스꽝스러운 범죄자 '에일리언'(제임스 프랭코)이 이들의 보석금을 내준다. 에일리언이 속한 '진짜 나쁜 어른'의 세계에 죄책감과 두려움을 느낀 두 소녀는 집으로 돌아가고 남은 두 여학생은 계속 머문다. 진짜 총을 쏴대고 돈다발을 얼굴에 비벼대며, 이들은 스스로를 특별하다 느낄 만한 이유를 찾은 것이다.

    영화 '스프링 브레이커스'의 한 장면.
    /누리픽쳐스 제공
    영화는 과거와 현재, 독백과 대화를 두서없이 오가고 거칠고 어두운 화면 속에서 소녀들이 입은 형광색 비키니는 도깨비불처럼 떠다니며 잔상을 남긴다. 한편의 '초현실주의 시(詩)' 같은 영화에 논리와 설명, 그리고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는 건 물고기에게 하늘을 날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지난 토론토국제영화제와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이 작품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독자들이 선정한 '2013 상반기 톱10 영화'에 올랐다. 이 여백 많은 영화에서 관객들은 스치듯 지나갔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무른 젊음을 봤는지도 모른다.

    25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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