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도 뉴욕에 國寶 전시… 한국은 왜 안되죠?"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입력 2013.07.26 03:01

    10월 열릴 뉴욕 메트 '신라展'… 전시 예정된 국보 83호 불상, 문화재청장 반대로 불발 위기
    "이달말까지 결정 안되면 국보 83호는 전시 불가"

    "메트에서 2009년 열린 일본 '사무라이의 예술'전에는 국보가 34점이었고, 2010년 중국 '쿠빌라이 칸의 세계'전에선 200여점 중 상당수가 국보급이었다. 해외 유물 특별전을 한두 번 하는 게 아니지만 이번 한국 같은 경우는 처음이어서 당혹스럽다."

    오는 10월 29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국보 12점을 포함, 132점의 신라 유물로 '황금의 나라 신라(Silla: Korea's Golden Kingdom)' 특별전을 준비 중인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메트)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당황스럽다는 말을 반복했다.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이 문화재가 해외에 자주 나가면 곤란하다"며 전시의 대표 유물인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아쉬움이었다.

    국보 83호 대신 전시하라는 권고를 받은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왼쪽 사진). 미국 뉴욕 메트 특별전 전시가 불투명해진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보 83호 대신 전시하라는 권고를 받은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왼쪽 사진). 미국 뉴욕 메트 특별전 전시가 불투명해진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채승우 기자
    메트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반가사유상의 해외 반출 허가가 나지 않을 경우, 도록 인쇄 일정 때문에 이 유물의 전시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의를 마쳐 전시 리스트를 정했는데, 해당 관공서 수장이 반대하니 메트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 메트 측은 "다른 여러 나라와 전시 협의를 해 봤지만 이런 일은 없었다"는 말도 했다.

    변 청장은 지난 5월 국보 83호의 반출 허가를 요청하는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에게 "큰 불상 전시를 원한다면 아예 석굴암을 떼어가지 그러느냐"며 "국보 83호 대신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내보내라"고 권했다. 그러나 중앙박물관에선 "국보 78호는 백제 유물이라는 설이 유력한데 '신라' 특별전에 전시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국보 83호의 해외 반출은 이미 지난 4월 11일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의 심의를 통과한 상태.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문화재청장이 따르지 않는 경우는 유례가 없기에 '국보 83호의 메트 전시'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었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변 청장이 끝내 고집을 부린다면, 문화재청장이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는 초유의 사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화재위원회는 문화재의 보존관리와 활용을 심의하기 위한 자문기관으로, '문화재의 최후 보루' 격인 각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사실상의 최종 결정을 내려 온 곳이다.

    메트와 함께 특별전을 여는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가장 관람객이 많은 크리스마스 전후에 주목도가 높은 1층 전시실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국보 83호의 전시 계획이 큰 역할을 했다"며 "한국 문화의 정수(精髓)를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인데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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