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열풍에 중국 드라마가 뜬다

조선일보
  • 정상혁 기자
    입력 2013.07.16 03:04

    中 드라마 북경어 더빙이 원칙, 발음 정확해 중국어 교재 활용
    타임슬립 등 소재 다양화하고 초대형 스케일로 볼거리 풍성
    검열 문제로 100% 사전 제작… 오히려 작품 질 높이는데 기여
    권상우 등 국내 배우들 중국행

    이젠 '중드'(중국드라마)다. '일드'(일본드라마) '미드'(미국드라마)에 이어 최근 우리나라 안방극장에 '중드'가 진격(進擊)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드라마 전문 케이블채널 칭에서 방영한 95부작 '삼국지(2011)'는 지난해 10월 14일 케이블채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 가입가구 기준), 지난 2월 3일엔 최고시청률 1.2%를 기록했다. 7월 첫째 주 IPTV(SK Btv) VOD 해외드라마 순위 10위권에도 2위 '헌원검(2012)', 3위 '신 의천도룡기(2010)'를 포함, 4편의 중드가 포진해 있다.

    ◇대륙의 스케일, 중국어 열풍 타다

    현재 KBS에서 월~화요일 오전 12시 30분에 방영 중인 80부작 '초한지'는 촬영 준비기간만 2600일, 투자비 480억원을 육박하는 초대형 작품. '초한지' 이전에 방영된 95부작 '삼국지'는 250억원, 지난해 케이블채널 칭에서 방송한 '대진제국(2012)'은 12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대서사시다. 15일부터는 케이블채널 중화TV에서 '중국판 대장금'이라 불리는 올해 상반기 중국 최고의 인기 드라마 '여상육정'이 전파를 탄다.

    2011년 방영되며 국내에‘중드(중국드라마) 붐’을 일으킨‘보보경심(步步驚心)’. 현대의 여성이 교통사고로 청나라 강희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타임슬립 개념의 퓨전 사극이다. 이 드라마는 '보보경심 폐인'을 양산하며 인기를 끌었다
    2011년 방영되며 국내에‘중드(중국드라마) 붐’을 일으킨‘보보경심(步步驚心)’. 현대의 여성이 교통사고로 청나라 강희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타임슬립 개념의 퓨전 사극이다. 이 드라마는 '보보경심 폐인'을 양산하며 인기를 끌었다. /아시아앤 제공
    뜬금없는 공중부양, 과장된 리액션 등 다소 촌스러웠던 중드에 관한 편견은 옛말이 됐다. 중드 인터넷 팬카페 등에선 "화려한 의상, 스케일 큰 중드를 만나 일드와 미드의 대체재를 찾았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사극의 경우, 등장인물이 장면마다 어울리는 옛 시를 읊는 등 대사의 고전미도 중드의 특징. 중드는 100% 사전 제작된다. 사전 검열과 북경어 더빙을 위해서다. 중국 특유의 사회·지리적 이유로 생긴 이 제작 시스템이 오히려 안정적인 제작을 통한 작품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어 열풍을 타고, 중드는 훌륭한 시청각 교재 역할도 하고 있다. 중국드라마를 교재로 쓰는 학원도 나왔다. 이얼싼중국어학원 중국인 강사 이극녕(29)씨는 "'베이징 러브스토리(2011)', '첸더더의 결혼이야기(2011)', '이혼전규칙(2012)' 등 인기 현대극을 보며 일상회화를 가르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12명 1개 반으로 시작한 이 강의는 현재 8개 반에 50명 가까이 등록돼 있다.

    ◇사극 강세지만, 장르 다변화돼

    '판관 포청천' '꽃보다 남자' 등 과거 유명한 중드는 대부분 대만제(製)였다. 2000년 경인방송에서 방영돼 최고시청률 4%(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의 대박을 터뜨린 '황제의 딸' 이후 잠잠했던 대륙풍이 다시 불어닥친 건 2011년 '보보경심'부터. 교통사고로 정신을 잃은 여주인공이 300년 전 청나라 강희제 시대로 거슬러올라가 황자들의 권력 쟁투에 휘말리게 된다는 내용이다.

    15일부터 중화TV에서 방영되는 올해 상반기 중국 최고의 인기 드라마 ‘여상육정’ 사진
    15일부터 중화TV에서 방영되는 올해 상반기 중국 최고의 인기 드라마‘여상육정’. /중화TV 제공
    타임슬립 설정의 이 퓨전 사극은 케이블채널 아시아앤에서 2011년 10월 방영 당시 평균시청률 0.11%를, 지난 4월 재방영 땐 평균 0.64%를 기록했다. 아시아앤 정성은 PD는 "이는 중드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보보경심' 이후 중국 스타 작가 위정(于正·35)이 액셀을 밟았다. 위정은 퓨전사극 '궁쇄심옥(2011)', '궁쇄주렴(2012)'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중드의 황금기를 열고 있다. 여전히 중드의 주류는 광활한 서역(西域)과 구중궁궐의 암투를 다룬 무협·사극류지만, 최근엔 '베이징 러브스토리(2011)', '음식남녀(2012)' 등 청춘물도 선전하고 있다. 15일엔 가수 2PM의 닉쿤(25)이 주연을 맡은 한·중 합작 청춘드라마 '일과 이분의 일의 여름'이 촬영을 시작했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신혜선 전임연구원은 "한드나 미드를 받아들이면서 중드의 질도 좋아졌고,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을 바탕으로 문화산업이 커나가고 있어 잠재력도 상당하다"면서 "역사적 소재 등의 거리감이 적어 우리나라 시청자들도 받아들이기 쉽다"고 말했다.

    ◇한국배우 잇단 중국행

    한국 배우의 중국드라마 출연이 잇따르고 있는 점도 향후 국내 중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주진모는 회당 출연료 5000만원의 특급 대우를 받으며 이번 달부터 중국 후난위성TV가 방영하는 현대극 '화비화 무비무'에 출연 중이다. 추자현은 이미 중국의 특급 배우 반열에 올랐고, 장서희, 박해진도 최근 중드 주연을 맡았다. 천정명(친정보위정), ref="http://focus.chosun.com/people/peopleView.jsp?id=65" name=focus_link>권상우(풍화설월), 최지우(도시의 연인)도 출격 대기 중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