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임영진 기자] 또 다른 다니엘이 나타났다.

뮤지컬 ‘잭더리퍼’에 새로운 얼굴이 합류한다. 배우 지창욱과 엄기준이 오는 16일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되는 공연부터 무대에 오른다. 엄기준과 달리 지창욱이 ‘잭더리퍼’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그만큼 소감이 남달랐다.

“부담도 되고,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합니다.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다니엘이 입체적인 캐릭터인 만큼 배우로서 욕심을 내서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다니엘은 사랑에 열정적인 순수한 청년에서 사랑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는 광기 젖은 모습을 보여주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던 달콤함은 극 말미에서 소름 끼치는 잔혹함으로 돌변한다. 이런 간극 때문에 다니엘은 배우들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주는 배역이다.

“다니엘의 모습이 실제 저와는 많이 달라요. 사랑 때문에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짓까지 한다는 것이 저와 가장 다른 점이에요. 하지만 글로리아라는 여자를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연기적으로 보여드려야 하니까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했죠. 신성우 선배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살인자 이야기를 박수 받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요. 동경할 만한 캐릭터도 아니고 영웅은 더더욱 아닌 다니엘로 어떻게 감동을 드려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지창욱은 첫 공연에 오르기도 전부터 선배 연기자들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바로 전작인 뮤지컬 ‘그날들’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유준상의 영향이다. 유준상은 ‘잭더리퍼’에 출연 중인 지인들에게 지창욱의 자랑을 잔뜩 해놨다.

“유준상 선배님이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부담이 되고 또 긴장도 하고 있습니다.(웃음) 작품에 출연 중이신 민영기, 신성우 선배님께 제가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잭더리퍼’ 첫 회식자리에서 전해 듣는데 진짜 보통 열심히 해서는 안되겠구나 생각했어요. 원래 열심히 했다면 이번에는 백 배는 더 열심히 하려고요. 하하.”

지창욱은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작품 KBS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이후 JTBC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 SBS 드라마 ‘다섯손가락’까지 쉼없이 달렸다. 꾸준한 활동도 눈 여겨 볼 점이지만 선악을 오가는 캐릭터 변신은 그의 입지를 한층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계속 작품을 했어요.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가 끝나고 한 6개월 정도 쉬었어요. 물론 그 때 교통사고가 났고 체력적으로도 간당간당 했었죠.(웃음) 저 스스로 소모되는 느낌이 강했어요. 더 이상은 나올 게 없겠다, 못하겠다는 고민을 하는 시기였죠. 덕분에 푹 쉬었고 에너지를 얻었어요. 이젠 모든 게 재미있게 느껴져요.”

지창욱은 다시 달리고 있다. 뮤지컬 ‘그날들’이 끝나기 무섭게 ‘잭더리퍼’에 합류했다. 올 여름에는 일본에서 진행되는 ‘형제는 용감했다’ 공연에 참가할 예정이기도 하다.

“뮤지컬의 매력이라면 고민을 많이 할 여지를 준다는 것, 그리고 관객을 바로 앞에 두고 올 라이브로 한 번에 가야 한다는 점, 그 과정에서 숨소리까지 느껴지는 소통을 한다는 점 등일 거예요. 드라마, 영화하고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죠. 곧 첫 공연이에요. 기대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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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