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샌프란시스코, 이대호 기자] 에이스의 역할이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가는 것이라면, 2선발은 상승세를 이어가면 충분하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다저스 2선발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26,LA 다저스)이 시즌 7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6일(이하 한국시간) AT&T 파크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 6⅔이닝동안 4피안타 3탈삼진 3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92마일(약 148km)로 평소보다는 덜 나왔지만,뛰어난 완급조절과 타자 타이밍을 빼앗는 지능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5월 29일 완봉승 이후 류현진은 6월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펼치고도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불운에 울었다. 하지만 이날은 타선 지원을 10점이나 받으면서 대망의 시즌 7승을 거뒀다.
류현진의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다.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 분위기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더욱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다저스의 연승행진은 지난달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승리부터 시작됐다. 팀이 2연승을 거둔 가운데 류현진은 25일부터 시작된 홈 7연전의 첫 경기인 샌프란시스코전에 등판했고 6⅔이닝 1실점으로 3연승에 발판을 놓았다.
비록 그 날 류현진은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많은 안타를 허용하면서도 마운드에서 꿋꿋하게 버텼다. 류현진의 승리 이후 다저스는 3번을 연달아 더 이겼고, 시즌 최다인 6연승까지 달렸다.
그리고 6월 29일, 크리스 카푸아노가 무너지면서 다저스는 1-16으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져 연승이 끊어졌다. 원래 연승이 끊어진 바로 다음 경기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연승을 달리면 알게 모르게 팀에 과부하가 걸리고, 연승이 끊어진 후 바로 다음경기도 지면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류현진은 6월 30일 필라델피아 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 팀의 연승을 다시 시작했다. 바로 전날 대패를 잊게 하는 류현진의 호투에 다저스는 4-3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고, 그로부터 4연승을 또 달리면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까지 점프했다.
하필이면 5일, 또 카푸아노가 무너지면서 다저스는 콜로라도 로키스에 5-9로 져 연승이 끊어졌다. 그리고 류현진은 6일 샌프란시스코 3연전 첫 경기에서 보란듯이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앞선 두 경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류현진도 본인의 승리를 챙겼다는 점이다.
줄곧 류현진은 승리를 놓쳐도 "팀이 이겼으니 만족한다"고 말해왔다. 류현진의 팀에 대한 헌신은 연승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시즌 7승까지 챙겼다. 이쯤 되면 류현진은 다저스의 둘도 없는 '복덩이'다.
샌프란시스코=박준형 기자,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