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시대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었고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래도 일본 마징가 표절 논란이 일고 있는 작품인데 독도에 설치하는 것은 숙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조선닷컴 이용자 장진호)

"언제나 정치적으로 시끄럽게 이슈가 되었던 독도에 평화적 문화 콘텐츠로 접근해보겠다는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아이콘인 태권V가 우리 땅에 가는 게 문제가 될까"(조선닷컴 이용자 서유라)

조각가 김택기(42)씨가 올 광복절을 맞아 독도 동도(東島) 선착장에 높이 13m짜리 '트롬본 부는 로봇 태권V'<사진·본지 7월 1일자 A22면 참조>를 설치하기로 한 것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마징가Z' 표절 의혹이 일고 있는 '로봇 태권V'를 독도에 세운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1976년 김청기(72) 감독이 제작한 국산 애니메이션 '로봇 태권V'는 당시 '마징가Z'에 대항하는 토종 로봇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일각에선 로봇 디자인, 등장인물 등이 '마징가Z'와 유사하다며 표절설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김청기 감독은 3일 본지와 통화에서 "1970년대엔 가랑비에 옷 젖듯 일본 문화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는 최대한 내 나름대로 한민족의 얼과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당시 내 사무실이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에 있어서 이순신 장군 동상을 참고해 태권V에게 투구를 씌웠다. 아직까지도 겉모습만 보고 그런 논란이 있다니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김택기씨는 3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유캔펀딩'을 통해 진행하던 제작비 모금 운동을 중단했다. 김씨는 "크라운드 펀딩 사이트에 비난 댓글이 100여개 달리고, 항의 전화가 걸려와 일단 모금을 중지했다. 그러나 '태권V' 독도 설치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새롭게 탄생한 '태권V'가 독도에서 평화의 선율을 들려준다면 진정 '정의의 아이콘'으로서 역할을 하는 거 아닌가. 표면적인 것만 보고 비난이 나오니 안타깝다"고 했다.

[[찬반] 독도에 '태권 V' 설치, 부적절 vs. 예정대로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