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학 합격기] 이채연(이화여대 사회교육과 1년)

입력 2013.06.27 03:04

"후회 안 하려 '이 악물고' 공부… 결과는 정직했죠"

"노력 앞에 장사 없다"… 10분도 허투루 안 써
논술 공략 땐 '배경지식'보다 '논리구조' 중요
수시 실패율 줄이려면 지원 횟수 배분 잘 해야

[나의 대학 합격기]
김승완 기자
"대부분의 고 3 수험생이 공부하다 힘들면 대학에서 펼쳐질 장밋빛 미래를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전 오히려 과거의 힘든 순간을 생각했어요. 당시엔 견디기 어렵지만 나중엔 아무 일도 아닌 경우가 많으니까요. 고 3 시기도 먼 훗날엔 아련한 추억이 될 거라고 믿었어요. '그런 만큼 후회가 안 남도록 열심히 하자'며 저 자신을 다독였죠."

이채연(이화여대 사범대 사회교육과 1년)씨에게 고 3 1년은 "지독하게 공부만 한 시간"이었다. 당시 그는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등교했고 자정이 돼서야 하굣길에 나섰다. 쉬는 시간 10분도 허투루 쓰지 않았고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서도 졸음을 쫓아가며 수업에 열중했다. 결과는 정직했다. 1·2학년 때만 해도 들쑥날쑥하던 성적이 3학년 내내 안정적 상승 곡선을 그린 것. 자신을 "전형적 노력형"이라고 평가하는 이씨는 "외국어고(이화외국어고)에서의 치열한 내신 경쟁을 뚫으려다 보니 노력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 말했다.

◇입시 전략보다 '적성 탐색'이 우선

이씨는 어릴 때 가족과 여행, 특히 유적지 여행을 자주 다녔다. 자연스레 역사·지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여행을 다녀온 후엔 관련 서적을 찾아보며 자신이 보고 들은 내용을 직접 확인했다. 그 덕인지 사회 성적은 특별히 공 들이지 않아도 잘 나오는 편이었다. 하지만 대다수 학생에게 '외울 것 많은' 사회는 골치 아픈 과목이었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 영역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고 2 무렵엔 사회탐구 영역 공부를 포기하는 또래가 속출했다. 이씨가 친구들을 상대로 사회탐구 교과 내용을 가르치기 시작한 건 그 즈음이었다. 책에서 읽은 얘기와 여행 에피소드를 곁들여 교과서 내용을 설명하자, 친구들은 하나둘 그의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선생님보다 잘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날 정도였다. 그가 '사회 교사'의 꿈을 품게 된 계기였다.

"솔직히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이렇다 할 꿈이 없었어요. 그러다 친구들에게 사회를 가르쳐주며 '이게 바로 내 적성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때만큼은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즐거웠거든요. 꿈을 찾고 나니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던데요." 진로를 결정한 후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주요 사범대학 입시요강 탐색이었다. 특히 수시 전형은 생각 외로 다양했다. 그만큼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았다. 그의 선택은 외국어특기자 전형과 봉사활동 전형. 전자를 위해선 텝스(TEPS)와 프랑스어인증시험(DELF) 공부에 나섰고 후자를 위해선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 활동에 열을 올렸다.

그는 후배들에게 "만일의 경우에 대비, 눈을 다양하게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신에게 특이 이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친구일수록 논술 전형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다들 그렇다면 경쟁률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요. 수시 전형 지원 가능 횟수(6회)를 적절하게 배분해야 합니다."

◇면접 시 질문·동기 연계하면 효과적

이씨는 글로벌인재(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이화여대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글로벌인재 전형은 서류(학교생활기록부 성적 포함) 전형을 거쳐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면접을 위해 별다른 준비는 하지 않았다. '친구들을 가르치며 충분히 연습해 왔다'고 자신했기 때문. 하지만 막상 면접일이 다가오자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면접 하루 전날 서울 강남 소재 모 면접 대비 학원을 찾았다. "당시 다른 친구들이 워낙 달변이어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어요.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니 하나같이 어디서 보고 외운 듯 천편일률적이더라고요. '나만의 독창적 답변으로 차별화를 꾀하자'고 결심했죠."

면접 당일 이씨에게 주어진 질문은 3개였다. 그는 각각의 질문을 자신의 지원동기와 연결 지어 대답했다. "이를테면 '언론의 프레임 효과(언론이 특정 사건·현상을 일정 틀에 맞춰 해석하는 현상)를 설명하고, 그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문제가 있었어요. 제 경우 '언론이 만든 틀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중학교 때부터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걸 해결책으로 제시했죠. '올바른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무리 발언도 잊지 않았고요."

최종 선택은 하지 않았지만 이씨는 다른 대학 수시 논술 전형에도 합격했다. 그는 고 1 때부터 시간을 내 꾸준히 논술 공부를 했다. 단, 배경지식 확장보다 논리구조를 탄탄하게 하는 데 집중했다. 기출문제와 모범 답안을 꼼꼼히 분석, 어떤 논리 구조로 구성돼 있는지 파악한 후 따라 쓰기를 반복한 것. 그는 "철학가 이름과 주요 이론 암기에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며 "어쭙잖은 배경 지식 하나 더 아는 것보다 지문을 잘 이해한 후 서론·본론·결론을 적절히 나눠 '나만의 언어'로 바꿔 쓰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