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중국이 보는 대만과 북한

입력 2013.06.20 03:06

안용현 베이징 특파원
안용현 베이징 특파원
중국 사람에게 "한반도가 지구 상 유일한 분단국"이라고 말하면 일부는 고개를 갸웃한다. 대만과 나뉜 중국도 '분단국'이라는 얘기다. 우리가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고 노래하는 것처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내건 '중국의 꿈(中國夢)'에서도 대만 통일은 중요한 꿈이다. 그가 중국의 부흥이 아니라 '중화민족'의 부흥을 강조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시 주석은 이달 초 캘리포니아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통일을 언급했다. 그러나 '대만 문제'는 양국 정상이 견해차를 보인 대표적 주제였다. 시 주석은 "대만에 무기를 팔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만 국방부는 시 주석이 떠나자마자 미국 측에 무기 판매를 요청했다.

반면 '북한 비핵화'는 양국 정상이 의견 일치를 이룬 대표적 주제였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북한 비핵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중국 입장에서 북핵(北核)은 대만 통일과도 관련 있는 문제다. 북한 핵 보유가 동아시아의 핵 도미노로 이어져 대만까지 핵무기를 가질 경우, 중국에는 악몽(惡夢)이 된다. 통일을 방해할 '대못'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만은 원전(原電) 3곳을 가동 중이다.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야당(민진당) 지지율도 만만치 않다.

지난 2월 "중국은 북한을 포기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썼던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인 학습시보 덩위원(鄧聿文) 전 부편집장의 글에도 '대만'이 등장한다. 그는 "한반도 통일을 촉진하면 한·미·일 동맹을 와해하는 데 유리하다. 이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에 대한 정치적 압력을 완화할 것이며 결국 대만 문제 해결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대외 정책의 키워드는 '핵심 이익'이다. 지난 1월 시진핑 당시 총서기는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체학습에서 "핵심 이익에 대한 거래는 없다"고 못 박았다. 대만이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문제처럼 중국의 영토·주권과 직결되는 사안을 '핵심 이익'이라고 한다. 이런 기준에서 북핵 문제는 동아시아 핵 도미노로 이어지기 전까지 중국의 '핵심 이익'이 아니다. 오히려 중국은 북한이 당장 무너져 국경 영토가 혼란해지는 상황을 더 우려할 것이다.

중국이 국경을 맞댄 나라는 14개국이다. 이 중 중국과 전통적으로 가까운 나라는 북한과 파키스탄뿐이다. 북한은 미국 견제 차원에서, 파키스탄은 인도 견제 차원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한 대북 전문가는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는 경우는 두 가지다. 중국 국력이 미국을 압도하거나 대만·북한을 놓고 미국과 '딜(거래)'이 성사됐을 때"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중국 내부에 '반북(反北) 정서'가 퍼지고,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訪中) 계획이 맞물리면서 국내 일각에선 '중국이 북한을 포기할 것'이란 낙관적 기대 심리가 부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이 가장 원하는 건 '핵이 없는 친중(親中)적 북한'이다. 중국에 '북한 비핵화'와 '북한 포기'는 아직은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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