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 부대의 잘못된 진단으로 뒤늦게 뇌종양 진단을 받은 현역 군인이 투병 끝에 결국 숨졌다. 군은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이 사병에게 두통약과 소화제만 처방해 온 사실이 지난 2월 드러나 거센 비난을 받았었다.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뇌종양 판정 후 인천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투병하던 신성민(22) 상병이 17일 오전 5시 30분쯤 사망했다고 밝혔다. 신 상병은 지난 1월 25일 병가를 내고 찾은 민간 병원에서 뇌종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 상병은 이후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국군수도병원과 일반 병원을 오가며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신 상병은 작년 1월 입대 이후 지속적으로 두통에 시달려왔지만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했다. 지난 2월 신 상병이 군인권센터에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신 상병은 혹한기 훈련을 마친 1월 11일, 머리가 아파 부대 내 상급자를 찾았지만, 이 상급자는 신 상병에게 '이XX 아직 기력이 있네'라며 손을 따고 한약 성분으로 된 소화제를 주면서 '올라가서 잠이나 자'라고 했다. 비슷한 시기 군 의무대도 신 상병이 두통을 호소했음에도 일반 두통약(타이레놀)만을 처방했다. 일주일쯤 뒤, 신 상병은 외출을 나가 민간 병원에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부대 측은 신 상병을 다른 부대로 파견해 경계 근무를 세우기도 했다.
신 상병이 1월 23일 찾은 국군병원은 척수액 검사만 한 뒤 부대로 돌려보냈고, 부대에선 "크게 급하지 않다"며 두통약만 처방해줬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본인이 (외부 진료를) 요구하든 안 하든 문제가 있어 보이면 바로 외부로 보내 진단을 받게 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주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군은 뇌종양 진단 후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수천만원에 이르는 치료비가 부담돼, 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온 신 상병 측에 지난 4월 '강제 전역 심사'를 통보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군은 당시 '전역 6개월을 앞둔 환자는 자동으로 강제 전역 심사 대상이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