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브러더(big brother)' 미국의 정보網… 그들의 눈과 귀가 닿지않는 곳은 없다

입력 2013.06.12 03:01

[정보기관 16곳, 민간외주 1931곳… 매년 85조원 들여 전세계 실시간 감시]

- NSA 최정예 해킹부대 'TAO'
軍·민간해커 등 1000여명 구성, 목표 통신망에 침입 정보 빼내
안구 인식기 등 보안 장치 여러개 통과해야 진입 가능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 방위 감청, 정보 수집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0억명이 넘는 전 세계 네티즌의 통화와 이메일, 채팅 등을 들여다본 사실이 내부자 폭로를 통해 드러나면서,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이런 일을 가능케 한 미국 정보기관의 조직과 능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빅 브러더 논란'이 가열됨과 동시에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미국의 TAO, 중국 등 전 세계 네트워크 해킹"

미국에는 NSA와 중앙정보국(CIA)을 포함한 16개 정보기관이 활동하고 있다. 그 위에 이를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이 있다. 이 기관들이 쓰는 예산은 연 750억달러(약 85조원)에 이른다. 이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최근 미국이 중국 정부·군이 개입된 '해킹'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자 중국 인터넷협회의 황청칭 비서장은 오히려 "해킹을 가장 활발히 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이 중국을 해킹한 자료가 산더미처럼 있다"고 반격했다. 포린폴리시(FP)는 10일(현지 시각) "이런 중국의 주장은 상당 부분 근거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미 정보기관을 오래 추적해온 학자 매튜 에이드는 FP 기고문에서 "NSA 내에서도 가장 비밀스러운 조직인 '특수목적접근작전실(TAO)'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 국가의 네트워크·통신망에 침입해 정보를 빼오고 있다"고 했다. 에이드에 따르면 메릴랜드주 포트미드의 NSA 청사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TAO는 무장 병력이 지키고 있으며, 6자리 암호와 안구 인식기를 통과해야 접근이 가능하다.

이곳에서 군·민간 해커, 정보 분석가, 표적 선정 전문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디자이너 등 1000여명으로 구성된 최정예 팀들이 쉬지 않고 적국이나 테러 조직의 네트워크와 통신망을 해킹하고 도청해 정보를 수집·분석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해킹' 대신 '컴퓨터 네트워크 개척(Computer Network Exploitation)'이란 표현을 쓴다.

TAO는 이런 해킹·도청을 통해 이라크전 반군의 신원, 이동 경로 파악과 이란 핵 개발 동향 등에 관한 결정적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TAO의 주된 정보 수집 대상은 '적국, 테러 집단'이지만, 전 세계 민간인이나 미국 시민이 대상이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이드는 "TAO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더욱 조직이 커지고 권한이 막강해졌다. 그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곳은 없다"고 했다.

◇'정보 외주 업체' 1931개

미국은 연방정부의 정보기관 외에 좀 더 광범위한 정보 수집을 위해 여러 민간 업체에 외주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허핑턴포스트는 "미국에는 정보기관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 회사가 1931개나 된다"며 "이들은 국가 안보와 테러 방지, 스파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이 고용인들에게 매년 1인당 평균 12만6500달러를 쓰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NSA의 무차별적 개인 정보 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도 미 정부의 각종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는 부즈 앨런 해밀턴 소속이다.

연방정부는 9·11 테러 이후 민간 업체를 통한 감청과 정보 수집 활동을 대폭 강화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정부 조직을 간소화하면서도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CIA 등 정보기관 인력이 대거 민간 정보 업체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NSA가 10억명 이상의 통화·메일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외주 업체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런 외주 업체를 감시할 정부 인력이 부족해 정보 유출 등 부작용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DNI에 따르면 미 정부의 '기밀 접근 권한' 소지자 중 21%가 민간 업체 소속이다.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

백악관은 "미 정부는 국가 안보와 개인의 사생활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춰왔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최근 잇따른 스캔들로 위기에 몰려있는 오바마에게 이번 사태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개인 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개혁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은 미국의 무차별 개인 정보 수집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비비안 레딩 EU 법무 담당 집행위원은 오는 13일 더블린에서 열리는 대서양 양안 간 각료 회의에서 미국에 개인 정보 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명확한 해명과 재발 방지 방안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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