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인터넷에는 '윤후 안티카페'가 운영되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윤후는 MBC 예능 프로그램인 '아빠! 어디 가?'에 출연하는 가수 윤민수(33)씨의 일곱 살 난 아들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국민 아들'로 불리는 아이다.
지난 4월 개설된 회원 수 270여명의 '윤후 안티카페'에는 윤후에 대한 비방·험담을 비롯해 인신공격성 발언도 자주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후 안티카페'가 화제가 되자 네티즌들은 해당 카페를 비난하며 자정(自淨)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다수의 네티즌은 "윤후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SNS에 남겼다. 처음엔 네티즌 한두 명이 이런 의견에 호응하더니 곧이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노출된 검색어 '윤후 안티카페'를 끌어내리자"는 '윤후 보호 운동'으로 확대됐다.
일부 네티즌은 이날 오후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윤후야 사랑해', '윤후 천사'라는 말을 여러 번 쳐넣자"고 제안했다. 두 어구를 여러 명이 한꺼번에 검색하면 해당 어구가 검색어 상위권에 올라가고, 검색어 '윤후 안티카페'는 자연스레 순위 밖으로 밀릴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이에 선(善)플러들이 적극 호응, 악(惡)플러들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윤후야 사랑해'와 '윤후 천사'는 검색어 순위에서 상위로 뛰어올랐다. 10일 늦은 밤 두 검색어는 나란히 검색어 순위 1·2위를 차지했고, 검색어 순위 1위였던 '윤후 안티카페'는 11일 오전 검색어 순위 리스트에서 퇴출당했다. '윤후 안티카페' 관리자도 백기를 들었다. 그는 11일 오전 "17일 카페를 폐쇄합니다. 안티는 안티일 뿐 욕설과 비난은 자제하시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카페에 남긴 데 이어 오후엔 윤후와 윤후 가족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윤후의 아버지 윤민수씨는 "네티즌에 감동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침묵하던 양심적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이런 일을 이끌어낸 것은 인터넷 공간도 충분히 희망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