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고용률 70% 로드맵'

조선일보
  • 김성모 기자
    입력 2013.06.05 03:03

    [여성 고용 안정]

    "출산·육아 때문에 직장 그만두는 일 없게"
    육아휴직 가능한 子女나이 6세서 9세로 높여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 참가율과 'M커브' 발생
    정부가 4일 발표한 '고용률 70% 로드맵'을 살펴보면 여성 근로자의 경력 단절 양상을 보여주는 이른바 'M 커브'를 없애고 일과 직장을 양립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공을 들인 점이 두드러진다. 'M 커브'란 30대 초·중반 여성들이 한창 일할 나이에 출산·양육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바람에 이 연령대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뚝 떨어져 마치 M자 모양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정부는 우선 아이가 있는 여성들이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다"는 걱정을 풀어주기 위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전체 보육 대상 아동의 20% 정도가 국공립·공공형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데, 이를 2017년까지 30% 정도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자녀의 나이 제한은 기존 6세에서 9세로 높이는 등 육아휴직 제도를 확대 시행하면서, 직장을 잠시 떠나는 여성이나 이들을 고용한 회사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대비책도 세웠다. 육아휴직을 떠난 사람 대신 대체 인력을 구할 때 1~2년 단기직을 원하는 사람을 쉽고 빠르게 구할 수 있도록 일종의 인력 풀(Pool)인 '공공 대체 인력 뱅크'를 만들어 민간 기업에도 공유하기로 했다. 또 대체 인력을 직무 훈련시키는 데 드는 비용도 지원하기로 했다.

    육아 문제로 일단 일을 그만둔 여성들이 재취업할 수 있도록 맞춤형 취업 지원 서비스도 강화하고, 지원 센터와 직업훈련 기관을 연계해 신성장 동력 분야 등에 여성 취업을 높인다는 전략도 세웠다.

    민간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최대한 동참하도록 '당근'과 '채찍' 정책을 모두 쓰기로 했다. 육아휴직으로 공백이 된 일자리에 시간제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근로 시간 단축]

    年근로 200시간 줄이고 '시간제 채용' 확대
    노동계 "70%고용 집착… 비정규직만 늘 것"

    정부가 4일 발표한 ‘고용률 70% 로드맵’은 큰 틀에서 보면 ‘남성·전일(全日)제 중심’의 고용 시스템을 여성 근로자와 서비스·중소기업 분야에 초점을 두는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박성희 대변인은 “이제는 기업의 성장만으로 일자리를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노동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자는 게 이번 로드맵의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우선 ‘밤을 잊은 채’ 일터를 떠나지 못하는 장시간 근로 풍토에 변화를 주겠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2011년 기준 한국인의 1년 평균 근로시간은 2116시간. OECD 평균(1696시간)보다 420시간 많다. 이처럼 오래 일해도 근로시간당 노동생산성(2011년 기준)은 OECD 30개국 가운데 꼴찌에 가깝다(28위). 이에 장시간 근로도 줄이고, 시간제 채용도 늘리며,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풍토를 만드는 1석 3조 효과를 내도록 일하는 시간부터 줄이겠다는 얘기다. 2017년까지 근로시간을 1900시간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평일에 연장해서 일할 수 있는 한도인 ‘연장근로 한도(주 12시간)’와 ‘휴일 근로(주 16시간)’를 아예 하나로 합쳐 주 12시간 정도까지만 연장 근무하도록 관련 법령을 올해 안에 개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의 로드맵에 대해 양대 노총은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특히 시간제 일자리를 대폭 늘리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비정규직만 늘어날 것이라며 우려했다. 한국노총은 “시간제 일자리만 지나치게 늘리려는 시도가 보이는데 일자리의 질이 나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논평에서 “시간제 일자리 같은 악용 소지가 다분한 방식으로 실현하겠다는 것은 결국 고용률 70%라는 수치 달성만 하면 나쁜 일자리가 양산되거나 악용되든 상관 않겠다는 말”이라고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선임연구위원은 “시간제 일자리가 국민들에게 ‘안 좋은 일자리’로 느껴지는데, 시간제 일자리도 상황에 따라 필요하고, ‘좋은 일자리’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활성화]

    2017년까지 새로운 직업 500개 발굴하기로

    정부가 4일 발표한 ‘고용률 70% 로드맵’의 또 다른 축은 창업 활성화와 중소기업 역량 강화, 신산업 창출 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벤처기업 창업을 지원하고, 국민 생활 속 아이디어가 연구개발이나 특허·사업화로 이어지도록 ‘무한 상상 창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 우리나라 직업 종류가 1만1000개로 미국(3만개), 일본(1만7000개) 등에 크게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해 2017년까지 새로운 직업도 500개 발굴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에 직접 연관된 지출액은 16조원이며, 이번 ‘일자리 로드맵’에는 6조원 정도 예산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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