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 사면 유죄, 性 팔면 무죄" 법안 추진

입력 2013.06.04 14:26 | 수정 2013.06.04 20:26

30일 오후 서울 선릉역 인근 한 오피스텔 성매매 단속 현장에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조선일보DB

‘성매매 금지주의’를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성(性)을 산 남성이나 성을 판 여성 모두 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성을 판 여성을 ‘성매매 피해자’로 보고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인 김상희 의원(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성매매 피해자’의 정의를 ‘성을 파는 행위를 한 사람’으로 규정했다.

기본적으로 성매매 여성은 피해자이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 아닌 교화·치유 대상이라는 것이다. 단 성매매 알선이나 인신매매 등의 행위를 하거나 방조한 사람은 ‘피해자’의 범위에서 제외했다.

현행법은 ‘성매매 피해자’를 강제로 성매매를 강요당했거나 마약 등에 중독돼 성매매를 한 경우,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당한 사람, 청소년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밖의 성매매 여성은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했다고 보고 적발시 처벌대상이 된다. 

그러나 김상희 의원은 “성매매의 본질은 ‘돈을 주고 하는 성폭력’이고, 성매매 여성은 폭행 피해자로 봐야 한다”며 “금전을 매개로 한 폭력을 자발적인 거래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여성이 성을 파는 행위가 남녀 간 경제적 격차에 따른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성을 산 남성은 유죄이고 성을 판 여성은 무죄라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김상희 의원실에는 남성단체들의 항의 전화가 폭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실질적으로 성매매를 줄일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지 성매매를 합법화하자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현재는 성매매 여성도 처벌을 받기 때문에 억압적인 상황에서 성매매를 하게 됐더라도 신고를 할 수 없고 성매매가 더 음성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남성만 처벌하는 경우 성매매 수요가 줄기 때문에 자연스레 공급도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스웨덴에서는 이 같은 취지로 성매수자만 처벌하는데 실제 성매매가 80% 정도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남성을 상대로 한 협박 등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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