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이혼 후 전처에 매달 주는 생활비 부담 커지자… 前妻 vs 後妻 '이혼수당 전쟁'

조선일보
  • 정시행 기자
    입력 2013.05.30 03:02

    州별로 '후처 클럽' 조직돼 수당 규모·기간 축소 추진… 전처들도 단체 만들어 대항

    미국에서 이혼한 남편이 전처(前妻)에게 주는 이혼수당(alimony) 부담이 커지면서, 재혼한 부인과 전 부인 사이에 관련법 개정을 둘러싼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28일 타임(TIME)이 보도했다. 이혼수당은 위자료나 자녀 양육비와는 별개로 경제 능력이 취약한 쪽에게 매달 지급해야 하는 생활비다. 수령자가 재혼하거나 어느 한쪽이 사망하지 않는 한 평생 지속된다.

    현재 미국에선 주(州)별로 '후처 클럽(Second Wives Club)'이란 단체가 조직돼 이혼수당법 철폐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남자만 잘못해서 이혼한 것이 아닌데도 일방적으로 평생 굴레를 지는 건 부당하다"며 "특히 법원이 관행적으로 후처(後妻)의 소득까지 부부 공동재산으로 합산해 전처에게 줄 부양비를 산정하는 바람에 엉뚱한 피해를 낳고 있다"고 주장한다.

    남편들이 전처와 연결 고리를 끊지 못하고, 이혼에 대한 공포 때문에 두 번째 결혼을 꺼린다는 점도 후처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두 번 이혼을 하면 전 부인 2명에게 각각 이혼수당을 줘야 한다.

    가장 먼저 '후처 클럽'이 활동했던 매사추세츠 주에선 지난 2011년 '평생 이혼수당 의무지급' 조항이 폐기됐다. 다른 주에서도 수당의 규모와 기간을 조정하는 법안이 속속 통과되고 있다.

    그러자 위기를 느낀 전처들도 뭉쳤다. 최근 '전처 우선(First Wives First)'이란 단체가 결성돼 "이혼수당을 축소·폐기할 경우 수많은 여성이 빈곤의 나락에 떨어질 것"이라며 전 남편과 후처들에게 맞서고 있다. 전업주부로 살다가 갑자기 이혼으로 생활전선에 내몰릴 경우 취업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4월 플로리다 주의회에선 후처 클럽의 로비로 이혼수당법 개정안이 통과됐다가, 전처들의 호소에 감화된 주지사가 법안 거부권을 행사해 무산되기도 했다.

    혼수당은 서구에서 12세기 '경제권을 독점한 남편이 부인을 버리더라도 생계는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로 확립됐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합의이혼이 급증하고 여성들의 학력과 소득이 높아지면서 이 제도가 구습(舊習)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대부분 여성이 여전히 가사·육아를 전담해 직업 경력이 단절되기 쉬우므로 법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반대론도 팽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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