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고아 9명 이미 북송, 외교부 안이한 대응 비판 고조

입력 2013.05.29 17:44 | 수정 2013.05.2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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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화면 캡처
탈북청소년 강제북송 가능성 TV조선 바로가기

라오스에서 중국으로 추방됐던 ‘꽃제비’(탈북 고아) 9명이 중국을 거쳐 이미 북송됐으나 정부는 이를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드러나 안이한 대응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인권단체들은 서울 외교부 청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기도 했다.

29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탈북 고아 9명은 북한 요원과 함께 라오스 추방 당일인 지난 27일 중국 쿤밍(昆明)을 거쳐 그날 오후 11시쯤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28일 고려항공을 이용해 평양으로 북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탈북 고아들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이동한 북한측 일행은 적지않은 규모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탈북 고아들을 엄격히 호송했다는 것이다. 탈북 고아들은 중국 입국시 여권과 함께 적법한 단체여행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오스에서의 추방과 북한 요원에 의한 신속한 호송 모두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어 현지 한국대사관뿐 아니라 정부의 안일함과 늑장 대응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라오스는 애초 우리측에 한국행을 희망한 이들의 신병 인도 의사를 밝혔으나 입장을 바꿔 추방했으며 우리 측엔 사후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었고, 현지 우리 공관은 탈북고아들이 억류됐던 18일간 한 차례도 면담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오스는 우리 측에 북한이 조기에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강하게 탈북고아 9명의 신병인도를 요구해 거부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라오스는 그동안 한국행을 원하는 탈북자 문제에 있어 협조적이었다.

북한은 그동안 탈북자 단속을 위해 양국 치안 총수들의 상호 방문과 관련 협정을 체결하는데 주력해왔다. 2010년 9월 주상성 당시 북한 인민보안상은 방북한 라오스 안전보위장관(공안장관)과 면담을 통해 '보안분야'에서의 양국간 협력 발전과 상호 관심사에 의견을 교환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당시 양국 치안총수의 회담이라는 점에서 탈북자 단속 문제가 논의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2009년 6월에는 국경지역에서 탈북자들을 직접 단속하는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보이는 라오스 안전보위성 경비사령부 부사령관이 북한을 다녀가기도 했다.

한편 이번 탈북 고아 북송 사건은 고아들을 북중 국경지대에서 발견해 한국으로 데려오려던 선교사 주모씨 부부에 의해 알려지게 됐다. 고아들을 데리고 라오스 국경까지 넘어 온 주씨는 한국 대사관이 있는 수도 비엔티안으로 오는 과정에서 검문에 걸리게 됐다. 주씨 일행은 보호소로 보내졌고, 탈북 청소년들은 20일간 보호소에 억류돼 있다 북한 관계자에 의해 북송됐다.

주씨는 이 과정에서 한국 대사관 측이 소극적으로 나선 것도 탈북 고아들의 북송 사태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탈북 청소년들을 데리고 보호소를 탈출해 대사관으로 가겠다”고 밝혔지만, 대사관 측은 “라오스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인만큼 외교적으로 해결해보자. 무리수를 두지 마라”며 만류했다고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편 북한 인권단체들은 한국행을 원하던 탈북 청소년 9명이 라오스에서 추방된 사건과 관련, 29일 외교부 청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외교 당국을 성토했다. 북한 인권단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라오스 주재 한국대사관 책임자와 외교부를 문책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북한인권시민연합, 북한전략센터, NK지식인연대, 피난처, 자유조선방송 등 10여 개의 북한인권단체와 탈북자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이달 31일쯤 한국 주재 라오스 대사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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