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山島, 제주처럼 비행기로 오는 면세쇼핑지 추진

입력 2013.05.29 03:28

['숨은 명소' 이미지 벗고 관광활성화 방안 모색]

2016년엔 소형공항 완성 - 관광객, 배 안타고 편하게 入島
비상시 軍用 시설 활용도 가능… 한편에선 환경파괴 우려 제기

2017년엔 리조트 조성 - 전라남도, 섬 전체 면세화 나서
신안군 일대엔 中 관광객 위해 '차이나 아일랜드' 조성 계획도

흑산도 지도
전남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97㎞ 떨어진 흑산도(黑山島). 국내 홍어 최대 주산지이자 '자산어보(玆山魚譜)'를 남긴 정약전이 유배돼 생을 마쳤던 이 섬은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50분 걸린다. '은둔의 섬' 이미지가 각인된 흑산도가 최근 '검은빛'을 걷어내고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을 맞이하는 소형 공항과 대규모 리조트 개발이 추진되고, 제주처럼 면세 지역 지정 논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흑산도에 닿는 모든 여객선이 정박하는 신안군 흑산면 예리 여객터미널. 이곳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해발 200m 야산 정상에 제주를 제외한 국내 섬으로는 최초로 소형 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전남도와 신안군은 국비 1400억원을 투입해 길이 1200m, 폭 30m 규모의 활주로를 갖춘 소형 공항을 세울 계획이다. 50인승 이하 소형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하다.

계획대로라면 2016년 공항을 완성해 2017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전남도 투자개발과 소상원 팀장은 "김포와 김해, 무안공항 등과 흑산도가 바로 연결된다"며 "그렇게 되면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장시간 차와 배를 탈 필요 없이 곧바로 흑산도에 입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공항 건설의 목적은 '관광객 편의 제공' 외에 '섬 주민들의 생활 편리'도 있다. 흑산도 인근 해역은 조기 어장이 형성되는 가을과 초겨울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몸살을 앓는다. 소형 공항은 해양주권을 지키는 군용 시설로도 활용 가능하다. 경제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한국개발연구원 분석 결과 경제성분석(BC) 수치는 4.38이 나왔다. BC가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는 의미다. 흑산도 소형 공항 건설사업은 28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최종 통과했다.

흑산도 예리항 일대 전경. 흑산도에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소형 비행장을 건설하고, 섬 전체를 제주도처럼 면세 지역으로 만드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흑산도 예리항 일대 전경. 흑산도에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소형 비행장을 건설하고, 섬 전체를 제주도처럼 면세 지역으로 만드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신안군 제공
작년 흑산도 관광객은 18만명에 달했다. 하루 평균 1000여명이 찾는다. 흑산면사무소 임춘택 관광계장은 "해마다 전년에 비해 관광객이 30%씩 늘고 있다"며 "2년 전부터는 개발 바람이 불어 펜션도 생겼다"고 말했다. 흑산도에는 모텔 20곳, 펜션 2곳, 호텔 1곳이 영업 중으로 동시에 3000여명이 숙박할 수 있다.

도와 군은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 신안군 일대 섬에 '차이나 아일랜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 사업의 일환으로 흑산도에 대규모 리조트와 테마공원 등을 2017년 12월쯤 세운다는 계획도 있다.

특히 전남도는 내친김에 흑산도 섬 전체를 제주도와 같은 면세 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나섰다. 전남도 산하 전남개발연구원이 현재 사업 타당성을 분석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계획을 보면 소형 공항이 건설돼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 섬 일대에 쇼핑 관광지를 개발한다. 가령 서울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이 김포공항을 거치면 한 시간 만에 흑산도에 도착해 쇼핑과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반면 환경 파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해양수산부 총괄정책 위원)는 "꼭 공항을 만들어 천혜의 자연을 파괴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목포와 가까운 무안공항이나 육로를 거쳐 요트·쾌속선으로 갈아타고 섬을 관광해도 문제 될 게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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