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미래] [Cover Story] 나이키의 아동노동착취 소비자 불매운동 이어져

입력 2013.05.28 03:09

기업 노동조건 둘러싼 사건들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둘러싼 사건은 역사가 깊다.

1996년 미국의 '라이프'지에는 파키스탄 시알코트 지역 아동이 나이키 축구공을 바느질하는 사진이 게재됐다. 아이들에게 꿈을 줘야 할 축구공이 제3국의 가난한 아동 노동을 착취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미국과 유럽 전역을 뒤흔들었다. 미국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시알코트 지역 축구공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나이키의 주가 또한 떨어졌다. 사건 초기 "우리가 아니라 하도급 업체가 잘못한 것"이라고 발뺌하던 나이키는 결국 들끓는 비난 여론과 매출 감소에 무릎을 꿇었다.

이번 방글라데시 참사 공장을 하도급 업체로 두고 있는 글로벌 의류 브랜드 '갭(GAP)'은 2007년에도 인도의 하도급 공장에서 어린이를 고용해 저가 의류를 생산한 사실이 영국 옵저버 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진 사례도 많다. 지난해 12월 방글라데시 다카에 있는 타즈린 패션 공장에서 불이 났다. 월마트 등에 납품하는 의류를 생산하는 공장이었다. 노동자 600여명 중 112명이 숨지고 100명이 부상을 당했다. 2010년 12월에는 미국 브랜드 갭(Gap)과 J.C. 페니 등에 의류를 납품하던 방글라데시 '하밈 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나 130명이 사망했다. 2006년 이래 방글라데시 의류 산업 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는 2000여명. 모두 공장주가 기본적인 건물 안전 및 화재 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참사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해 9월 카라치 '알리 엔터프라이즈' 의류 공장에서 불이 나 노동자 289명이 사망했다. 같은 날 라호르 신발 공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21명이 숨졌다. 화재가 난 두 공장 모두 비상구가 없었고 화재경보기, 스프링 클러 등 기본적인 화재 대비 시설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가 일어난 곳은 대부분 H&M, 갭(Gap), 자라(ZARA) 등 글로벌 브랜드 상품을 생산하는 하도급 공장들이다.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참사가 계속되는데도 글로벌 의류 브랜드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지난해 월트디즈니는 옷을 납품받던 방글라데시 타즈린 패션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하도급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다 이번 라나플라자 참사 현장에서 자사 캐릭터가 붙은 셔츠가 발견되자 방글라데시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베네통은 방글라데시 라나플라자 참사 당시 해당 공장의 납품 계약을 부인하다가 뒤늦게 하도급 사실을 인정하고, 희생자 유족을 위한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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