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 주 유엔대표부 대사는 "중국은 (도발을 중단하라는) 설득에 대해 북한이 정면으로 도전하자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김 대사는 지난 23일 본지 등과의 인터뷰에서 유엔을 비롯한 뉴욕 외교가에서 중국 외교관들을 만나 파악한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김 대사는 "중국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미사일 발사, 2월 3차 핵실험 등으로 인내할 수 있는 선(線)을 넘은 데 대해 매우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유엔 안보리는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에 관한 1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기구"라며 "그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하지 말라고 한 것에 대해 북한이 도발하는 것은 참기가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같은 배경에서 중국 정부가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기 위해 지방정부, 정부부처에 안내공문을 내려 보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앵거(분노)'와 '휴밀리에이션(모멸감)'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김 대사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핵실험을 잇달아 자행하자 지난 1월·3월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 결의 2087호와 2094호를 각각 채택하는 논의에 참여했다. 특히 지난 2월엔 우리나라가 유엔 안보리 이사회의 순회 의장국이 되자 북한에 대한 제재 논의를 주도했다.

김 대사는 대북 제재 결의의 효용성에 대해 "대북 제재가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나,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할 경우) 수반하는 고통과 불편함이 크다"고 했다. 또 "기술 이전, 자금 이전을 금지해 핵개발 속도를 현저하게 늦추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