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계약보다 우승 도전이 우선이다. 신시내티 레즈와 추신수 모두 공통된 생각이다.

'FA 대어' 추신수(31)의 시즌 후 거취가 벌써부터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MLB닷컴' 신시내티 공식 홈페이지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추신수의 거취 관련 기사를 메인 뉴스로 장식했다. 재정적으로는 추신수를 잡기 어렵다는 월트 자케티 단장의 현실론과 함께 우승론이 강조됐다.

자케티 단장은 "추신수는 우리가 원한 대로 활약해주고 있다. 그는 동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훌륭한 팀의 일원이 됐다. 우리팀에 굉장한 큰 힘을 주고 있다"며 "그러나 연장 계약은 쉽지 않은 문제다. 우리팀의 연봉 총액과 미래 수익 등 재정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그런 것을 논의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이어 자케티 단장은 "사실 여유가 없다는 것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추신수의 잔류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사실상 빅마켓 구단들과의 '머니 싸움'에서는 자신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추신수는 지난해 12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신시내티로 넘어왔다. 트레이드 당시부터 신시내티에는 1년만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지구 우승을 차지했으나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한 신시내티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던진 승부수가 바로 추신수 영입이었다.

신시내티에는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도루 155개를 기록한 1번타자 외야 유망주 빌리 해밀턴이 있기 때문에 그의 성장 시간을 벌고, 2013년 월드시리즈 제패를 위해 추신수를 '우승 청부사'로 영입했다. 그러나 추신수의 활약이 기대이상으로 어마어마하고, 해밀턴의 성장세가 더디다 신시내티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어졌다.

자케티 단장은 "해밀턴의 성장 시간을 기다리기 위해 추신수를 영입했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추신수와 장기계약도 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놓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신시내티는 올해 구단 역대 최다 1억600만 달러의 연봉 총액을 썼다. 자니 쿠에토, 호머 베일리 등 핵심 투수들의 연장 계약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우승만이 답이다. 자케티 단장은 시즌 후 추신수가 팀을 떠나더라도 원하는 목표만 이룰 수 있다면 값어치있는 트레이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목표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0년 이후 20년이 넘도록 이루지 못한 월드시리즈 우승만 해낸다면 추신수의 1년 활용도 충분히 값을 할 것이라는 기대. 그러나 우승을 못하고 추신수마저 놓친다면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수도 있다.

추신수도 "지금껏 여러번 말해왔지만 FA까지는 아직 4개월이 더 남아있다. 매경기, 매타석, 공 하나에 집중하겠다는 생각 그대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것밖에 없다"는 말로 현실과 본분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도 추신수는 "신시내티가 나를 선택한 이유를 알고 있다. 신시내티는 2명의 유망주를 포기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나를 데려왔다. 나도 우승 반지를 갖고 싶다. 이번에야말로 좋은 팀에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 포스트시즌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기대했다. 일단 신시내티와 추신수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일념을 위해 나아갈 뿐이다. FA 계약은 그 다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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