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의심 환자로 분류된 강모(73·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씨가 16일 오전 6시 37분쯤 숨졌다.
강씨는 지난 6일부터 체온이 39도까지 오르는 고열과 설사, 구토 증세로 의식이 저하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과수원을 경작하면서 소를 기르는 강씨는 원인 불명의 발열과 식욕 저하,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는 중증 열성 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유사한 증세를 보여 지난 10일 혈액을 채취, 국립보건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한 상태이고, 결과는 다음 주 초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 역학조사관이 환자의 몸을 조사한 결과 겨드랑이 부근에 진드기에게 물린 흔적이 발견돼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보건 당국은 강씨가 소를 방목하는 과정에서 진드기에게 물린 것으로 추정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SFTS 바이러스가 국내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진드기에게 물린 흔적이 있는 등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 의심 환자로 신고된 사례가 4건 더 있어서 역학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중 2명은 증상이 심하지 않아 퇴원했지만 나머지 2명은 아직 입원 치료를 받는 중이다.
일본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 1월 첫 사망 사례가 나온 뒤 추적 조사 결과 지난달까지 감염자 8명이 확인됐고 이 가운데 5명이 숨졌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인체 감염이 확인된 사례가 없었다.
☞SFTS(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혈소판 감소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지닌 작은소참진드기에게 물려 생기는 전신 감염병. 작은소참진드기는 주로 들판이나 풀숲 등 야외에 서식한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지혈 작용을 하는 혈소판이 급격히 감소해 내부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치사율은 10~3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