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취재 인사이드] 대통령 전용기 기내 서비스는 얼마나 다를까?

입력 2013.05.10 03:25 | 수정 2013.05.10 11:40

강상구 TV조선 정치부 차장의 대통령 해외 순방 관련 ‘7문7답’

강상구 TV조선 정치부 차장.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을 마치고 10일 오후 귀국합니다. 대통령의 해외 방문을 둘러싼 궁금증과 뒷얘기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 때까지 청와대를 비교적 오래 출입했는데, 이런 의문의 일부에 대해 답을 드릴까 합니다. 먼저 대통령 전용기(專用機)부터 풀어보죠.
 
(1)전용기 안은 어떻게 생겼나요?


이 질문은 아마 미국 영화 ‘에어포스 원’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그 영화를 보면, 에어포스 원은 말이 비행기지 사실 보통 사무실 같은 구조를 갖고 있죠.
 
우리의 대통령 전용기, 즉 ‘공군 1호기’는 보통 여객기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굳이 차이점이라면 좌석 앞뒤 공간이 3cm 더 넓어서 185cm가 넘는 사람도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습니다. 물론 엉덩이를 등받이에 바짝 붙인다는 전제가 붙기 때문에 실제로 다리를 꼬기는 쉽지 않습니다.
 
기내 후미(後尾)에는 간이 간담회장이 마련돼 있습니다.

(2)대통령 전용기 타는 승무원들은 어떤 서비스를 하나요?


사실 공군 1호기에 타는 승무원들은 굉장한 격무에 시달립니다. 장거리 비행을 하는 일반 민항기에서는 통상 식사 시간을 제외하곤 조명을 꺼두고 이때 승객들은 대부분 잠을 잡니다. 승무원들도 그때 쪽잠을 자며 휴식을 취합니다. 하지만 공군 1호기 승무원들은 정말 단 한 순간도 쉬지 못합니다. 심지어 14시간 가량의 비행시간 대부분을 서서 보내기도 하죠.
 
대통령 전용기는 노무현 대통령 때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번갈아 가며 운항했습니다. 그땐 두 회사간의 은근한 경쟁이 있어서 ‘지난번 순방 때 식사가 더 좋았다’고 푸념하면, 곧바로 식사 메뉴가 한결 좋아지곤 했지요.
 
그러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면서 보잉 747 한대를 대한항공으로부터 장기 임대해 '공군 1호기'로 쓰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그래서 승무원 중에 ‘공군’ 소속 여군들이 많았답니다. 
 
물론 공군 1호기 탑승 승무원들은 대한항공의 ‘최고 에이스’들입니다.  

(3)대통령 전용기를 타면 서비스도 다른가요?

다릅니다. 앉은 좌석은 이코노미지만 서비스는 비즈니스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승무원들은 자신이 맡은 구역에 앉는 수행원들의 이름과 얼굴을 탑승 전에 숙지합니다. 살갑게 이름 불러주며 친절한 미소와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고 있으면, 최소한 '라면 상무'와 같은 만행을 저지를 엄두는 안 납니다.
 
사실 라면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도 라면이 인기입니다. 상당수 수행원들은 비행기에 타자마자 가장 먼저 라면을 주문해 먹기도 합니다. 거기에는 나름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기자를 포함한 수행원들은 대통령이 탑승하시기 전 적어도 2시간쯤 전에는 탑승을 완료합니다. 그 무료한 시간을 달래라고 타자마자 라면부터 제공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4)대통령 전용기 탈 때에도 탑승요금을 내나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데, 요금을 지불합니다. 심지어 일반 비행기보다 더 비쌉니다. 공군 1호기는 후미 부분의 좌석을 상당 수 없애고, 좌석간 간격도 넓혔기 때문에, 일반 보잉 74 비행기보다 탑승 인원이 적습니다. 하지만 항공요금 총액은 일반 747을 기준으로 책정해 탑승객 숫자로 나눠서 산정하다보니, 1인당 지불하는 금액은 오히려 더 비싸집니다. 동행취재 기자들도 예외가 아니며 각사별로 항공요금을 100% 내야 탑승과 동행 취재가 허용됩니다.

(5)대통령 전용기를 타면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나요?

볼 수도 있지만,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대통령 마음입니다.

대통령은 전용 공간으로 바로 입장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운행에서는 일반 수행원들이 대통령과 마주칠 일이 없습니다. 대통령을 보는 건, 수행원들을 격려해 주기 위해서 대통령이 1층에 내려오는 경우 밖에 없습니다.
 
보통 순방을 떠날 때, 그리고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한번씩 들르곤 하는데, 검토할 자료가 많거나 할때는 건너뛰기도 합니다. 사실 대통령이 한발짝만 움직여도 경호실의 많은 사람들이 분주해지기 때문에 아무리 전용기 내부라도 대통령의 동선은 제한적일 때가 많습니다.
 
대통령 전용기에는 대통령이 즉석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 있도록 연단이 마련돼 있는데, 이 연단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대통령이 기내에서 중대 발표를 한 적도 있습니다.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을 때였습니다. 열흘이 넘는 일정이어서 다들 녹초가 됐고, 한시 바삐 집에 가고 싶은 생각만 있었는데요. 노무현 대통령이 내려온다길래 ‘고생했다’ 정도의 격려를 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웬걸, 막상 대통령은 무시무시한 말로 입을 열었어요. “이 비행기는 서울로 가지 않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자이툰 부대 방문은 그렇게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럼 이젠 정말 방문국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볼까요.

(6)대통령 수행원들은 어떻게 출입국을 하나요?

아시다시피 대통령 순방시 출입국은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이 아니라 서울공항입니다. ‘공군 1호기’이기 때문에 군 비행장을 사용하는 거죠. 도착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군 비행장에 착륙할 때가 많고, 민간 비행장에 착륙하더라도 별도 청사를 통해 입국 절차를 밟을 때가 많습니다.
 
분명한 것은 일반 여행객들처럼 랜딩 브릿지를 통해 공항 청사로 들어가 면세점 구역을 통과해 출입국 심사를 받는 경우는 없다는 겁니다. 대통령 수행원들은 그래서 수없는 외국 출장을 하지만 면세점 쇼핑의 즐거움은 누릴 수 없습니다. 단, 기내 면세품 구입은 가능합니다.

(7)대통령에게 하는 질문은 사전에 조율을 거치나요?

과거에는 청와대와 사전(事前)에 완벽한 조율을 거쳐 질문자는 물론 질문 내용도 사전에 정했습니다. 기자가 질문하고 싶은 걸 묻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그런 제한이 없어졌습니다만 대개 질문 내용은 미리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국내 문제는 가급적 질문하지 않는게 관례입니다. 상대국 정상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죠.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번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 기자들이 시리아 문제 같은 미국 국내 관심사를 질문한 건 약간 결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국 기자들도 대통령을 직접 만날 기회가 드물다 보니, 모처럼 대통령 만나 궁금한 걸 물어보는 것은 기자(記者)로서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 순방과 관련해 숨겨진 얘기들을 생각나는대로 정리해봤습니다. 다음번에는 대통령과 정치 지도자들의 진지한 고민과 이면의 흐름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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