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숭례문

화재로 소실됐던 국보 1호 숭례문이 복구를 완료하고 5년 3개월만에 새 모습을 드러냈다.
 
문화재청은 4일 오후 2시 숭례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복구사업 완료를 기념하는 숭례문 복구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은 어린이 합창과 액운을 씻어내는 천도(薦度) 등 식전행사, 개막식을 알리며 북을 치는 개식타고(開式打鼓), 경과보고, 숭례문 복구를 알리는 전통공연 고천(告天), 현판 제막식, 성문을 열어 성 안팎을 연결하는 개문(開門), 희망보감 전달 등 준공식, 희망우체통에 담긴 국민엽서로 제작한 희망보감(希望寶鑑) 이봉(移奉) 길 닦음 행렬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숭례문의 부활을 통해 우리 민족의 긍지를 되살리고 새로운 희망의 문, 새 시대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현판 제막을 한 뒤 축사에서 "국보 1호 숭례문은 우리의 민족혼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노란색 저고리에 감색 치마를 입은 한복 차림의 박 대통령은 "숭례문 복구가 우리 문화의 저력과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한류가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새로운 지구촌 문화의 흐름으로 자리 잡은 지금, 대한민국이 진정한 문화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우리 문화의 뿌리인 전통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기와 한 장, 단청 하나에도 혼신의 노력을 담아 땀 흘려주신 수많은 장인 여러분의 노고와 대를 이어 길러온 소나무를 아낌없이 기증해주시고 7억원이 넘는 성금을 모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의 사랑이 깃들어 있다"고 국민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조선일보DB

한편 이날 세종로에선 자유연희마당, 광화문 광장에선 '판굿, 비나리, 아리랑' 주제공연 등이 펼쳐졌다. 공연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국악원, 국공립 무용단, 힙합 B보이 등 국·공립과 민간 공연단체 소속 800여명이 참여했다.
 
문화재청은 숭례문 복구를 국민과 함께 경축하기 위해 이날 하루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궁과 종묘를 무료로 개방했다.
 
숭례문은 기념식 이후 국민에게 공개된다.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된다. 이달에는 관람 시간을 오후 7시까지 1시간 연장해 개방할 예정이다. 18일부터는 문루 상부(1층)는 토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1·3시, 일요일 오후 1·2·3시에 특별 관람이 가능하다.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20명씩 접수한다.
 

화마로 소실된 국보 1호 숭례문이 5년 3개월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국민 대표들이 4일 오후 열린 숭례문 복구 기념식에서 현판제막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