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완구(충남 부여·청양) 당선인은 선거 기간에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려고 출마한 게 아니다. 충청 지역을 위한 큰 정치를 하겠다"고 했었다. 김종필 전 총리 이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로 이어지던 충청 지역 '대표 정치인' 자리를 꿰차겠다는 포부였다.
이 당선인은 24일 당선이 확정된 후 "'큰 정치, 큰 인물론'에 걸맞은 정치 행보를 구상하겠다"며 "충청의 자긍심으로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안철수 현상 등 정세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해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담보될 것"이라고 했다.
이 당선인이 압도적 표 차이로 당선된 것은 충청권 '인물'을 키워보자는 지역 정서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당선인은 충남지사로 재직하던 2009년 12월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대하며 지사직을 사퇴했다. 작년 총선 출마를 고려했지만 투병 생활로 잠시 뜻을 미뤘다. 이 당선인은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힘들었지만 치유 과정에서도 대선 승리를 위해 충청 곳곳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충청권 지지 기반이 견고해지고 당내 충청 세력이 본격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 당선인은 이인제 의원, 자신과 함께 민선 4기 시장·도지사를 지낸 정우택 최고위원(충북지사), 박성효 의원(대전시장)과 '충청 블록'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이 당권(黨權)과 인사(人事)에서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 확실한 지분을 갖게 됐다는 관측도 있다. 정 최고위원은 "충청권 지도급 인물이 모두 새누리당에 모이게 됐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작년 대선을 앞두고 선진통일당과 합당한 데 이어 이번에 이 전 지사의 당선으로 충청권에서 확고한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