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다이아 株價조작 의혹 CNK 前부회장 자살

입력 2013.04.25 03:01 | 수정 2013.04.25 15:15

2차공판 앞둔 임준호 변호사… 90억원 시세차익 남긴 혐의
자기 차에 번개탄 피워 자살, 억울한 심경 토로 유서 남겨

임준호 변호사

코스닥 상장 기업 씨앤케이(CNK) 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아오던 CNK 전 부회장 임준호(56·사진) 변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임 변호사는 24일 오전 10시쯤 부인 최태지(54·국립발레단장)씨에 의해 서울 한남동 자택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BMW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 안에는 타고 남은 번개탄과 컴퓨터로 작성한 A4 용지 6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임 변호사가 전날인 23일 이미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 변호사의 유서에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 CN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자신은 억울하다는 호소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가족의 요청에 의해 유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경찰은 임 변호사가 CNK 주가조작과 관련된 검찰 수사 및 재판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임 변호사는 서울고법 판사, 춘천지법 속초지원장 등을 지냈으며 2002년 3월부터 S로펌의 변호사로 일했다. 그는 기업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로 유명했다. 임 변호사는 2007년 CNK 한국 법인 설립 당시 비상근 감사로 취임했고 2년 뒤 CNK 부회장직을 맡았다. 그는 회사 우회 상장과 코코인터내셔널 인수 과정에서 법률적 조언을 포함해 CNK의 실질적인 운영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월 CNK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이던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 관계자들
작년 1월 CNK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이던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 관계자들 이 서울 종로구 옥인동 CNK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아오던 임준호 변호사는 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주완중 기자

CNK 주가조작 사건은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과정에서 외교부가 매장량 추정치를 부풀린 보도 자료를 배포해 CNK의 주가가 급등했다는 의혹과 함께 불거졌다.

김은석 전 외교부 에너지대사가 보도 자료 배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고, 2010년 당시 박영준 총리실 차장이 일행을 대동해 카메룬 현지를 찾은 사실이 밝혀져 야당의 집중적인 의혹 제기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박 차장은 "특검을 백 번 해도 자신 있다"면서 무관함을 주장했다.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은 CNK 고문으로 일한 사실이 드러났다.

작년 1월 말 검찰이 CNK 주가조작 사건 수사에 착수하면서 임 변호사는 1년1개월에 걸친 조사를 받았다. 임 변호사는 CNK 다이아몬드 매장량을 부풀리고 대량 생산 계획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해 90억여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지난 2월 불구속 기소됐다. 임 변호사가 타인 명의로 운영하던 회사 자금 약 43억원을 자녀 명의로 CNK 주식에 투자했고, 차명 계좌를 통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CNK 주식을 매매해 부당한 차익을 얻었다는 것이 주요 혐의 내용이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당시 임 변호사를 비롯해 CNK 안모 고문, 박모씨 등 회계사 2명, CNK 주가조작에 연루된 김은석 전 대사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오덕균 CNK 대표는 아프리카 카메룬에 체류하면서 귀국하지 않아 인터폴에 수배된 채 기소중지된 상태다. 검찰은 오 대표 등이 800여억원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임 변호사의 재판은 지난달 말 첫 기일이 열렸으며 두 번째 기일은 오는 5월에 예정돼 있다. 임 변호사가 사망함에 따라 법원은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CNK 사건

2010년 12월 17일 '시앤케이(CNK)가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최소 4억2000만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당시 외교통상부가 발표하면서 주가가 폭등한 주가조작 의혹 사건. 이후 수차례 "다이아몬드 매장량이 과장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2012년 1월 감사원이 "외교부가 사실을 부풀렸다"고 발표해 파장이 커졌다.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 등 정권 실세가 연루돼 이명박 정부가 주도했던 '자원 개발 외교'의 대표적 스캔들로 기록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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