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웰 벨(Bell) 전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은 21일 본지 기자와 군 관계자 등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이 핵무장을 한 이상 한국은 미래의 어떤 전투나 협상에서도 심각하게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핵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한 미국은 우리(한·미) 연합 전력을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직 미군 고위 관계자가 북한 핵으로 인한 남북 간의 전력(戰力) 차이를 공론화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전시작전권 전환-한국 정부와 군, 시민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한 나는 더이상 전작권 전환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06~2008년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전작권 전환을 추진했으나, 이번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한·미 양국은 오는 2015년 12월 전작권을 한국군에 이양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벨 전 사령관은 "북한을 단순히 억제하는 게 아니라 공세적으로 봉쇄해야 하고, 자유세계의 지도자인 미국이 이러한 봉쇄 노력을 이끌어야 한다"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 미국은 먼저 한국 정부에 전작권 전환을 영구적으로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