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결승선 근처에서 15일 발생한 폭탄 테러로 부상을 입은 한 시민이 옷이 찢긴 채 걸어가고 있다. 보스턴대 학생 신문인‘데일리 프리 프레스’가 촬영한 사진이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추가 테러 방지 등을 위해 사고 주변 지역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했다.

보스턴에서 15일(현지시각)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추가 테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수많은 사람이 부상자를 돕기 위해 사건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보스턴글로브가 보도했다. 이들은 마라톤 참가자와 관람객을 분리하기 위해 설치해 놓은 펜스를 치워 환자를 신속히 구급차에 실을 수 있도록 하고, 다친 사람들에게 옷을 벗어주어 체온을 유지하게 했다. 또 의식을 잃은 부상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기도 했다. 결승선에서 참가자들을 맞이하며 "당신들 모두 승리자"라고 외쳤던 자원봉사자들은 폭발이 일어나자 사람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트위터 등에는 사건 현장에 나와 부상자를 돌본 현지 주민의 선행에 대한 감사의 글이 이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보스턴에 온 알리 해트필드와 램지 모센은 트위터에 "한 여성이 우리에게 집을 내어주고 오렌지 주스 등 마실 것을 주었다"는 글을 올렸다. 한 블로거는 "성경책을 든 루터교 목사 2명이 사건 현장에서 부상자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공항 통제로 집에 돌아갈 수 없게 된 참가자들과 가족을 위해 현지 한 멕시코 식당은 음식과 마실 것을 무료로 제공했다.

구글은 자사 문서도구 서비스 구글독스(Google Docs)에 알림판을 열어 숙박 제공 자원자를 모집했다. 이 밖에 다친 어린이를 이송하는 경찰의 모습부터 발이 묶인 참가자들에게 집을 내어주는 지역민의 사진들이 연이어 인터넷에 올라왔다.

마라톤 참가자 상당수는 사고 직후 매사추세츠 병원으로 달려가 헌혈에 동참했다고 NBC가 전했다. 적십자 측은 헌혈자가 너무 많이 몰려들자 "혈액이 충분해 더 이상 헌혈은 필요치 않다"며 일부를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