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중산층 절반이 빈곤층 추락 위험 있다"

조선일보
입력 2013.04.15 23:29

세계적 컨설팅 회사 매킨지가 14일 '한국 보고서'를 통해 "중산층 가구의 절반이 소득 정체와 지출 확대의 덫에 걸려 빈곤층으로 추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산층 가구 비율이 1990년 75.4%에서 2010년 67.5%로 계속 줄어들고 있는 데다, 중산층 가구 중 55%는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적자(赤字)를 내고 있는 '빈곤 중산층'이라고 했다.

중산층 붕괴의 가장 큰 원인은 대기업의 고임금 일자리가 줄어 가계 소득이 늘지 않는 데 있다. 제조업 부문 대기업의 생산성은 1995~2010년에 연평균 9.3%씩 높아졌다. 그러나 해외 생산 비중이 2005년 6.7%에서 2010년 16.7%로 높아지면서 국내 고용은 매년 2%씩 줄어들었다.

국내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70%를 차지하는 서비스산업은 저(低)생산성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부문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1990년 대기업의 49%에서 2010년 27%로 뚝 떨어졌고, 임금 수준은 대기업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독일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의 62%, 임금은 대기업의 90%에 이른다. 서비스산업의 생산성도 대기업의 40% 수준이다.

소득은 늘어나지 않는데 주택 구입과 관련한 대출금 상환 부담이 늘고 교육비 부담도 크다. 그 바람에 가계 저축률은 1994년 20%에서 2012년 3%로 떨어졌고, 가계 부채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매킨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과 이혼 증가, 저출산 추세도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며 "이대로 가면 한국 경제가 성장을 지속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면 중소기업과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효율화해야 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다. 그러나 역대 어느 정부도 이해 당사자의 저항과 관련 집단의 대립을 조정하고 설득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양질 일자리를 만들어내려면 생산성이 낮은 기업이 경제 원리에 따라 도태되고 그 인력과 자본이 효율적 신생 기업으로 옮아가는 기업 생태계의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기업과 산업 전반의 생산성이 높아져 중산층이 복원되고 복지 사회의 토대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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