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진숙 장관 成敗에 정권 운명 걸겠다는 건가

조선일보
입력 2013.04.15 23:29

대통령이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밀어붙일 모양이다. 대통령이 야당도 반대하고 여당도 반대하고 국민도 반대하는 윤 후보자 임명을 밀고 나가겠다는 건 윤 후보자의 장관직 성패(成敗)에 정권의 운명을 걸겠다는 말이나 한가지다.

지금까지 정권 출범 인사(人事)의 문제점은 후보자에 대한 검증 실패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윤 후보자의 임명 여부가 문제가 되고 있는 건 그의 능력으로 해양수산부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 때문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자신이 임명한 사람의 과거사를 빠짐없이 훑어볼 수는 없다. 그러나 공직 후보자의 업무 수행 역량을 평가하는 문제는 다르다. 대통령은 자기가 임명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정부의 한 부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겠는가는 정확히 꿰뚫어봐야 한다.

윤 후보자가 장관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대통령의 눈이 옳았다고 증명될 것이다. 만일 여·야·국민이 한결같이 이론(異論)을 표시하고 있는데도 임명을 강행한 윤 장관이 실패한다면 그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대통령이 '윤 후보자가 성실히 해보겠다고 해서 시킨 건데 일이 잘못됐다'는 말로 정치적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여당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는 식물 장관이 될까 우려된다"고 하고, 며칠 전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자 임명 찬성은 11.8%밖에 안 되고 국민의 64.7%가 윤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윤 후보자의 임명이 문제가 있다고 하는 야당이나 국민은 물론이고 여당 의원들이 윤 후보자 개인에게 무슨 은원(恩怨)이 있을 리 없다. 그들은 윤 후보자의 임명이 실패한 걸로 드러날 경우 대통령의 인사 능력이 훼손당하고 그로 인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리더십에까지 상처가 나지 않을까 걱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은 윤 후보자 임명까지 남은 시간에 임명을 밀고 가는 게 무슨 명분이 있는지, 국정 운영에 어떤 이득이 있을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대통령으로선 '한번 발탁한 사람을 써보지도 않고 어떻게 내치느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개인적 신의의 문제이고, 그렇게 임명한 장관이 능력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 신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개인적 신뢰와 국민적 신뢰, 둘 가운데 무엇이 중요한지는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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