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 기자
현직 대기업 간부가 지적장애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그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철창에 머리를 찧는 '자해 소동'을 벌여 인근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10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내연녀의 집에서 지적장애 3급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현직 대기업 간부 이모(47)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주말부부인 이씨는 지난 1월 9일 내연 관계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임모(38)씨의 집에서 지적장애 여성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일 내연녀의 집을 찾은 이씨는 마침 방 안에 있던 A씨와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연녀 임씨와 A씨는 같은 동네에서 친분을 쌓은 사이로, A씨는 임씨 집에 자주 드나들었다고 경찰은 말했다.
A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내연녀 임씨가 성폭행을 도운 정황을 포착했다. 임씨는 이씨가 A씨와 강제로 성관계를 맺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평소 임씨가 목소리만 높여도 깜짝 놀라는 등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성폭행을 도운 혐의 등으로 임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초 "A씨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몰랐으며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범행 사실을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의 체내에서 자신의 DNA가 발견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나오자 혐의를 시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구속 이후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이씨는 지난 6일 오전 수갑을 찬 채로 철창에 머리를 수차례 찧는 등 자해 소동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구속된 뒤 가족이 내연 관계와 성폭행 사실을 알게 되자 모든 것을 체념하는 심정으로 자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를 받는 약 3개월 동안 정상적으로 회사에 다녔지만, 지난 2일 구속되자 병가(病暇)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입력 2013.04.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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