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이윤 위해서 물·에너지 낭비하는 건 죄악… 착한 가구로 승부하죠"

입력 2013.04.06 03:04

세계적 가구社 이케아의 故鄕 스웨덴 앨름훌트 가보니…
매장도 친환경 공간으로, 매장 식당서 남긴 음식물은
지하 쓰레기처리장 보내 천연가스로 바꿔… 버스·택시 연료로 공급

질긴 청바지 천으로 프레임을 덮은 소파는 이케아의 1970년대 후반 히트작. 젊은 커플들이 열광했다. / 김윤덕 기자
골 깊은 불황에도 전년대비 9.5%(2012년) 성장했다. 침대, 책장부터 나사못까지 9500여종의 제품을 생산한다. 이 회사의 한 해 카탈로그 발매량은 2억1200만 부. 성경책 부수의 두 배다. 2014년 대한민국 광명시로도 진출하는 이 공룡기업의 이름은 이케아(IKEA). 세계 최대 가구업체인 이케아가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지난달 '이케아의 심장(the heart of IKEA)'이라 불리는 스웨덴 앨름훌트를 찾았다. 앨름훌트는 이케아를 창업한 잉그바르 캄프라드(Kamprad)의 고향. 세계 첫 조립식(flat-pack) 가구를 선보인 이케아 매장 1호가 이곳에 세워졌다.

인구 8000명의 이 작은 도시는 이케아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000명 인구 중 절반이 이케아 종업원이다. 영국의 텔레그래프지는 앨름훌트를 '잉그바르 캄프라드가 지배하는 스웨덴판 평양'이라고 표현했다.

이케아 앨름훌트 매장에서 만난 페르 스톨츠 지속가능국 부국장은 "환경보호는 기업의 이윤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 김윤덕 기자
'지속가능'해야 살아남는다

"성장을 위한 이케아의 다음 스텝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입니다."

이케아 앨름훌트 매장에서 만난 페르 스톨츠(Stolz)는 스웨덴 이케아의 핵심부서인 지속가능국 부국장이다. '지속가능제품이란 게 대체 무엇이냐'는 질문에 스톨츠가 명쾌하게 답했다. "물과 에너지를 절약해주는 제품, 쓰레기가 덜 나오는 제품이지요." '비싸지 않으냐'는 반문에 스톨츠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에코' 제품을 따로 만드는 게 아닙니다. 모든 제품의 제작 과정부터 물과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거기서 절감된 비용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거지요."

이미 이케아 제품의 91%는 재생·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이다. 이케아 LED 전구는 기존 백열등보다 전기 효율이 85%나 높다. 지난해 출시한 이산데(ISANDE) 냉장고는 에너지 효율 등급이 A++(에이 투 플러스)다. 'IKEA PS'라는 이름의 식탁은 대나무로 제작했다. 제품뿐 아니라 이케아 매장도 친환경 공간으로 바꿔가고 있다. 전 세계 이케아 매장에 작년까지 25만개의 태양전지판을 설치했다. 앨름훌트 이케아 매장의 식당에서 미트볼로 점심을 먹은 스톨츠는 "고객이 남긴 모든 음식물은 이 건물 지하에 위치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으로 보내져 천연가스로 전환되고, 그것을 버스와 택시 연료로 공급한다"고 했다.

'단순'이 최고의 미덕

조립식 가구인 이케아 제품의 최대 단점은 '내구성'이 아니냐고 묻자, '이케아 테스트 랩'으로 안내했다. 유럽 표준심의에 들어가기 전 이케아 모든 제품들의 품질과 안전성, 내구성을 자체 실험하는 공간이다. 매트리스와 소파에 100㎏ 무게의 강철공이가 지속적으로 충격을 가하고 있고, 싱크대와 수납함의 문짝과 서랍은 로봇의 팔에 의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했다. 마티아스 안데르손 매니저는 "매트리스는 5000번 이상의 강철공이 충격을 견뎌야 유럽 표준을 통과하지만, 우리 랩에서는 1만번 이상의 충격을 견딘 매트리스에만 합격점을 준다"고 했다. 2층에는 LED 전구의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방이 있다. "전구가 2만시간을 견뎌낼 수 있는지 실험한다"고 했다.

앨름훌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는 '이케아 뮤지엄'이다. 이케아 70년 역사와 기업 철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 입구가 재미있다. 10대 때부터 성냥, 면도칼, 만년필, 나일론 스타킹을 팔기 시작했다는 잉그바르 캄프라드가 물건들이 비에 젖지 않도록 마련한 첫 창고의 문을 형상화했다. 큐레이터 유니 완베리는 "5세 때부터 친구에게 성냥을 팔았던 잉그바르는 언제고 이윤이 나는 곳을 찾아다닌 타고난 장사꾼이었다"며 웃었다.

'단순함이 최선(Simplicity is the best)'이라는 이케아의 철학은 변함없다. '트럭에 공기(air)를 실어나르는 것은 죄악'이라는 신념으로 조립식 가구의 혁명을 일으킨 이케아는 '이윤을 얻기 위해 물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은 더 큰 죄악'이라는 신념으로 21세기형 마케팅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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