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니머스', "北 '우리민족끼리' 해킹했다"…대북 선전포고

입력 2013.04.04 11:30 | 수정 2013.04.04 11:34

국제 해커그룹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지난 2일 인터넷에 올린 글이 네티즌 사이에서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이 글에서 북한의 대남선전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회원 기록 약 1만5000개를 확보했다며,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 데이터를 모두 지우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북한에 ‘사이버 전쟁 선전포고’를 하고 나선 셈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4일 오전 주요 포탈사이트의 검색어 순위에는 ‘어나니머스’라는 단어가 상위권을 점한 채 내려오지 않고 있다.

미국의 NBC방송은 지난 2일(현지시각) 북한 기술 관련 블로그에서 처음 발견됐다는 ‘익명으로 작성된 글(An anonymously written note)’에 대해 보도했다.

어나니머스는 지난 2003년 미국의 한 사이트에서 결성돼 이스라엘·미국·인터폴 등을 공격해 전산망을 마비시키거나 기밀을 빼낸 국제 해커그룹으로, 표현의 자유 제약·인터넷 검열·정보 사유화 등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 해커그룹 '어나너머스'가 인터넷에서 올린 글 일부/인터넷 캡처

어나니머스는 이 글에서 “세계의 시민 여러분, 우리는 어나니머스다”라며 “평화와 자유에 대한 북한 정부의 위협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해하지 말라, 우리는 미국 정부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미국 정부 역시 세계 평화와 직접 민주주의 등 모든 유형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기에 우리의 또 다른 공격 목표”라고 덧붙였다. 어나니머스는 “우리의 싸움은 나라와 나라 간 싸움이 아니라, ‘미국·북한의 99%’와 ‘미국·북한 정부 등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정권’ 간의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어나니머스는 북한에 ▲핵무기 생산을 중지하고 핵무기를 이용한 위협을 멈출 것 ▲김정은은 사임할 것 ▲자유 직접민주주의를 북한에 당장 도입할 것 ▲모든 시민에게 자유로운 인터넷 접속을 허가할 것을 요구했다.

김정은에게는 “지금 많은 핵무기를 만들어 세계의 절반을 위협할 생각을 하고 있는가, 지금 힘의 시위에 도취되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그렇다면) 여기 우리가 가진 것들을 보여주마”라고 적은 어나니머스는 “우리는 북한 인트라넷과 메일 서버, 웹 서버에 접속해 있다”고 주장했다. 증거도 제시했다. “우리가 실제로 접속해 있다는 기록을 보여줄테니 즐겨라”라며 “여기 공개된 이들은 어리석게도 단순한 패스워드를 고른 시민들일 뿐, 특별히 선택된 이유는 없음을 밝힌다”고 적은 것이다.

북한 사이트 '우리 민족끼리'의 영어 홈페이지/인터넷 캡처
이 글 맨 밑에는 어나니머스가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북한 사이트 ‘우리민족끼리’의 회원 기록 6건이 첨부돼 있다. 기록은 ID, IP주소, 이름, 메일주소, 접속 지역 등의 정보들로 구성돼 있다.

북한 사이트 '우리 민족끼리'의 영어 홈페이지/인터넷 캡처 어나니머스는 “우리는 북한 사이트 ‘우리민족끼리(uriminzokkiri.com)’에서 1만5000개의 회원 기록을 확보했다”며 “우리는 먼저 이 기록들을 삭제한 뒤, 너(김정은)의 망할 정부도 날려버리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북한의 주민에게 건네는 제안도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이 폭압적인 미치광이 정권을 날려버리자”고 전한 것이다. 이어 “여러분들이 자유와 민주주의, 평화를 향한 긴 여정을 떠날 때 우리가 뒤에서 함께 하겠다”며 “여러분들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적은 어나니머스는, “우리를 두려워 하지 말라”며 “우리는 인터넷으로부터 온 좋은 친구들”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어나니머스는 “어나니머스 코리아(AnonKorea)와 모든 다른 어나니머스들이 여러분들을 자유롭게 해 주기 위해 여기에 있다”며 글을 마쳤다.

한편 앞서 지난 3월에도 ‘우리민족끼리’를 포함한 북한의 5개 사이트가 해킹 공격을 받아 이틀째 접속 장애를 일으킨 것과 관련, ‘어나니머스 코리아’가 “우리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바 있다. NBC방송은 북한과 관련된 어나니머스의 다음 행동일이 오는 19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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