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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요미송' 대박 났지만, 오늘도 통장 잔액이 걱정

  •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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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4.04 03:05

    [연예인·경찰·외국인까지 빠진 '귀요미송' 창작자 단디와 하리]
    패러디 동영상 1만 3000여개, 조회 수 500만건 돌파 귀요미… 에로 버전은 자제해 주셨으면
    CF 제의 받았지만 낯설어… 지금처럼 음악 하고 싶어요

    '1 더하기 1은 귀요미/ 2 더하기 2는 귀요미/ 3 더하기 3은 귀요미/ 4 더하기 4도 귀요미/ 5 더하기 5도 귀요미/ 6 더하기 6은 쪽쪽쪽쪽쪽쪽 귀요미 난 귀요미…' 수학교사들을 집단 '멘붕'에 빠뜨릴 듯한 이 노래, '귀요미송'이다.

    지금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엔 미쓰에이 수지, 슈퍼주니어 시원은혁, 지드래곤, 서인국에 에로버전으로 재창조한 유세윤 등 인기 연예인들이 이 노래로 만든 패러디 뮤직비디오가 넘쳐난다. 그뿐 아니라 부산의 여경, 그 여경을 본뜬 중국의 여경까지 패러디에 동참하는 등 유튜브에서 '귀요미송'을 검색하면 1만3000여개가 뜬다. 검색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동영상 조회 수만 더해도 500만건에 육박한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단디와 하리는 변변한 프로모션 하나 없이 빌보드코리아 K팝 차트 12위, 가온디지털종합차트와 뮤직뱅크차트에서 각각 21위와 17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내외 네티즌들의 자발적 패러디 열풍이라는 점에서 귀요미송은 '강남스타일'과 흡사한 길을 걷고 있다.

    패러디 동영상만 1만개

    이 노래를 쓰고 부른 창작자들은 노래만큼이나 싱그러운 청춘 단디(26·본명 안준민·작사와 작곡)와 하리(23·본명 정성경·작사와 노래). 노래보다는 훨씬 덜 알려진 둘을 지난 31일 서울 논현동 카페에서 마주했을 때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첫 질문 "두 사람 애인인가요?"에 둘은 까르르 웃었다. "아는 오빠 동생 사이예요!"

    두 사람의 인연은 2010년 시작됐다. 힙합 뮤지션의 꿈을 안고 부산에서 상경할 때 "단디(단단히) 해라"라는 부모님의 격려를 기억하며 '단디'라는 예명을 지은 안준민은, '옆집 세탁소 강아지의 예쁜 이름'을 그대로 예명으로 삼은 정성경과 만나 기획사로 영입했다. 기획사는 '단디레코드', 대표는 단디, 소속가수는 하리 한 명이다.

    
	“혹시 오해 마세요. 애인 아니고 좋은 오빠·동생 사이입니다.” 패러디 열풍이 한창인 깜찍한 사랑노래 ‘귀요미송’을 부른 하리(큰 사진 왼쪽)와 작곡가 겸 프로듀서 단디가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잡았다. 작은 사진들은 이 노래를 패러디한 영상을 캡처한 화면이다. 국내외 네티즌은 물론 가수 수지(맨 위), 개그맨 유세윤(위에서 둘째) 등 연예인들도 동참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혹시 오해 마세요. 애인 아니고 좋은 오빠·동생 사이입니다.” 패러디 열풍이 한창인 깜찍한 사랑노래 ‘귀요미송’을 부른 하리(큰 사진 왼쪽)와 작곡가 겸 프로듀서 단디가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잡았다. 작은 사진들은 이 노래를 패러디한 영상을 캡처한 화면이다. 국내외 네티즌은 물론 가수 수지(맨 위), 개그맨 유세윤(위에서 둘째) 등 연예인들도 동참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2010년부터 꾸준히 노래를 발표해왔지만 반짝할 새도 없이 묻히는 씁쓸한 경험을 했던 두 사람이 '귀요미송' 작업에 들어간 것은 작년 가을. 단디와 선배 뮤지션인 트마킹(본명 정연태)이 만든 멜로디에 하리가 '초코 머핀 한 조각 시켜놓고/고소한 우유 한잔을 기다려요…'로 이어지는 앙증맞은 노랫말을 합작했다. 하리의 기교 없고 해맑은 보컬로 1 더하기 1부터 5 더하기 5의 답이 모조리 '귀요미'라고, 6 더하기 6의 답은 '쪽쪽쪽쪽쪽쪽(뽀뽀하는 소리)'이라고 우기는 후렴구가 백미.

    "그 쪽쪽 소리 다들 하리가 낸 줄 아는데, 실은 접니다. 흐뭇한 상상하셨을 남자분들께 죄송해요."(단디)

    둘은 올해 초 노래를 발표한 뒤 지인들에게 '시간 나면 깜찍한 립싱크 동영상이나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이 소박한 '민원'이 귀요미송 돌풍의 시작이었다. "욕심 없이 순수하게 만든 게 성공 요인인 것 같아요. 단, 너무 에로틱 버전으로만 패러디하지 말아주셨으면!"(하리)

    노래는 떴어도 일상은 똑같아

    노래는 떴지만 둘의 일상은 변함없다. 텅 빈 통장 잔액을 걱정하며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작업실 비용을 대고, 자가용 대신 튼튼한 두 다리로 뚜벅뚜벅 걸어다닌다. 저작권료 수입은 분기별로 정산되는데 곡이 연초에 출시돼서 아직 입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우연히 본 지상파 음악프로 순위에 자기들이 올라온 게 신기하고, CF 찍자는 제의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는 게 변화라면 변화. "지금처럼 음악 하고 싶다"는 게 둘의 바람이다.

    "바로 치솟겠다는 욕심보다 그 사이의 중간을 메워가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단디)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재밌어서 꾸준히 오래가는 가수, 그게 최고 아닌가요?"(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