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창민

국내 프로야구 '아홉 번째 심장' NC 다이노스의 공식 데뷔전 열기는 뜨거웠다. NC는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부산을 연고로 한 롯데를 손님으로 맞아 역사적인 개막전을 펼쳤다. 그동안 롯데의 보조구장으로 사용되던 마산구장엔 진짜 주인을 찾은 데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구름 관중'이 모였다.

응원도, 취재 열기도 모두 '한국시리즈'급이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4164명은 공 하나하나에 환호했다. 홈팬들은 찬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에 NC가 0대4로 졌는데도 경기 내내 대표 응원인 "쫌~"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35개 매체에서 100여명의 취재진이 경기장을 찾았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직접 경기장을 찾아 김택진 NC 구단주, 이태일 대표이사와 인사를 나눈 뒤 경기를 지켜봤다.

창원 "우리가 야구 도시다"

마산구장엔 오전 11시쯤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현장 판매분인 300장의 입장권을 사기 위해서였다. 원래 경기 티켓은 인터넷 예매로 매진됐는데, 취소 표가 300장 나왔다. 오후 3시 30분 매표소가 문을 연 뒤 표가 동나는 데 걸린 시간은 20분. 표를 구하지 못한 일부 팬은 매표소에 벽돌을 던지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NC의 개막전은 서울에서도 진풍경을 연출했다. NC의 모기업 NC소프트는 50대의 버스를 동원해 서울 본사 직원(2200명)의 절반인 1100명을 마산구장으로 내려 보냈다. 대규모 응원단이 NC의 유니폼을 맞춰 입고 버스를 타려고 움직이자 행인들은 발길을 멈추고 이들의 '행진'을 지켜봤다.

프로야구 신생팀 NC의 홈 개막전이 열린 2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은 1만4164석이 모두 매진되는 등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이날 롯데와 붙은 NC를 응원하기 위해 NC 본사 직원의 절반인 1100여명이 50여대의 버스를 동원해 경기장을 찾았다.

마산구장의 NC 용품 판매점은 온종일 유니폼 등을 사려는 사람으로 북적였다. 개막전 당일에 유니폼 350여장, 2000여만원어치가 팔렸다. 구장 입구에는 치킨과 순대, 족발 등을 파는 행상들이 100m 넘게 진을 쳤다. 7세 아들과 손을 잡고 온 김성환(35)씨는 "원래는 집에서 20분이면 오는 거리인데 차가 막혀서 1시간이 걸렸다"며 "오늘은 회사에서도 다들 NC 개막전 이야기밖에 안 했다"고 말했다.

NC와 롯데의 '부·창 더비' 시작

NC 선수단은 '야구 열기'에 설레는 표정이었다. 1군 첫 경기를 치른 권희동은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하는 건 처음"이라며 "어젯밤부터 흥분된 마음에 잠이 잘 안 왔다"고 말했다. 2년 만에 1군에 복귀한 NC 김경문 감독도 상기된 얼굴이었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의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맞수끼리 좋은 성적 냅시다” NC 김경문(오른쪽) 감독과 롯데 김시진 감독이 2일 마산구장에서 경기 전 서로 악수를 나누고 있다.

NC의 첫 경기는 '부(산)·창(원) 더비'였다. NC는 지역 라이벌 롯데를 맞아 6회까지 0―0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7회 박종윤에게 선제 투런 홈런을 내주고, 8회에 김문호와 박종윤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 실점하면서 0대4로 패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믿음을 가지고 기회를 주면 앞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NC의 '프로야구 1군 1호 안타'는 모창민이 기록했다. 올 시즌 SK에서 NC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모창민은 1회 말 롯데 유먼을 상대로 팀의 첫 안타를 쳐냈다. 그는 이날 오후 1시 아내가 둘째 딸을 낳아 겹경사를 누렸다. NC는 모창민이 1호 안타를 만들어낸 공과 1회 초 선발투수 아담이 롯데 1번 타자 전준우에게 던진 초구를 회수해 앞으로 건립할 야구박물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NC는 3일 롯데와의 2차전에서 첫 득점과 첫 승리를 다시 노린다. 팬들의 기대도 여전했다. 문희연(24)씨는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1~3차전 티켓을 다 예매했다"며 "NC의 홈 첫 승을 현장에서 꼭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