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폐쇄 위협… 30萬 밥줄(개성공단 노동자들의 부양 인구) 스스로 끊나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3.04.01 03:08

    [또 단골메뉴인 '공단 폐쇄' 들고 나와… 南北간 득실은]
    공단 문닫으면 진짜 아픈 건 北 - 年 8700만달러 수입 끊어지고
    생계 막힌 주민들 소요 가능성… 北, 정권 차원의 고통 각오해야
    한국은 개성에 123개 기업 입주

    개성공단 관리를 담당하는 북한 중앙특구지도개발총국 대변인은 3월 30일 "개성공업지구의 운명이 경각에 달했다는 것을 똑바로 알라"며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차없이 차단·폐쇄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정전협정 백지화,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 군 통신선 차단, 1호 전투근무태세 발령 등 각종 도발적 조치를 쏟아낸 북이 남북 관계 최후 보루인 '개성공단 폐쇄' 카드까지 만지작대기 시작한 것이다.

    북 "남한 언론 망발에 반격하라"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위협은 한때 익숙한 광경이었다. 2004년 3월 공단 가동 이후 북은 남북 긴장 국면이 될 때마다 "닫겠다" "(기업들) 나가라"며 개성공단 인질화 카드를 자주 썼다. 그러나 공단이 폐쇄된 적은 없다.

    2010년 이후론 공단 폐쇄란 말이 쏙 들어갔다. 그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계기로 정부가 대북 제재 차원에서 진지하게 공단 폐쇄를 검토하자 북의 태도가 싹 바뀐 것이다.

    31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을 찾은 관광객들이 전망대의 통유리판으로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 유리판에 북측 주요 지명과 위치가 그려져 있다. /채승우 기자
    그런 북한이 '공단 폐쇄'를 언급한 것은 최근 상황이 엄중함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같은 날 북한이 '정부·정당·단체 특별 성명'을 통해 "이 시각부터 남북 관계는 전시 상황"이라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통일부 당국자)이란 분석이다.

    특히 총국 대변인은 담화에서 "어용 언론은 '북이 외화 수입 원천이기 때문에 여기(개성공단)에 손을 대지 못한다'느니, '북의 두 얼굴'이니 하는 헛나발을 불어대며 우리의 존엄까지 심히 모독했다"며 "남측 기업가들은 어용 언론들의 망발에 응당 반격을 가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단 폐쇄 때 정말 아픈 건 북

    총국 대변인은 "(개성공단에서) 덕을 보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괴뢰 패당과 남반부의 영세한 중소기업들"이라며 "당장 폐쇄하면 그들의 기업이 파산되고 실업자로 전락될 처지를 고려하여 극력 자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23개 입주 기업의 생산액은 매달 4000만달러(약 440억원) 수준이다. 총투자액은 5568억원이다. 공단 폐쇄 때 어느 정도 피해는 불가피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공단 폐쇄 시 경제적 피해가 123개 입주 기업에 국한되는 한국과 달리, 북한은 정권 차원의 고통을 각오해야 한다. 우선 북측 노동자 5만4000여명의 임금(평균 134달러)을 통해 매년 챙기는 8700만달러(약 970억원)를 포기해야 한다.

    공단이 폐쇄되면 북한 노동자들이 부양하는 개성과 인근 주민 25만~30만명의 생계도 막막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공단을 통해 개성 시내로 공급하는 상수도마저 끊기면 개성 주민들은 우물부터 파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고위 탈북자 A씨는 "소요 사태가 없으란 법도 없다"고 했다. 또 노동자들은 각 기업에서 매일 나눠주는 라면과 과자류를 먹지 않고 집으로 가져가는데, 이 물량이 북한 장마당의 주요 공급원이 될 정도로 많다.

    전직 정부 고위 관리는 "개성공단이 북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알려진 것보다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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