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인 유학생이 한 스시(초밥) 회사가 사용한 욱일승천기(Rising Sun) 로고를 바꿨다.
글로벌웹진 뉴스로는 30일 영국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의 한인 교환 학생이 스시 도시락 업체에서 사용하던 욱일승천기 로고를 바꾸도록 한 사연을 소개했다.
뉴스로에 따르면 역사를 전공한 이 여학생은 최근 편의점에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의 이름과 상징을 사용한 스시 도시락을 발견했다.
그는 "이런 도시락이 편의점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는 것에 화가 나기도 하고, 이런 것을 가지고 문화 마케팅 하는 일본도 참 나쁘고 잘 모르고 좋아라 쓰는 외국인을 생각하니 속상했다"고 말했다.
며칠 뒤엔 다니던 학교의 매점과 이 회사가 계약을 맺게 됐다. 매점에 '라이징 선 스시 입고'라는 안내가 붙었고 한쪽 구석엔 욱일승천기 모양 도시락이 쌓여 있었다. 여학생은 그 길로 집에 돌아와 문제의 도시락 업체를 검색, 페이스북을 통해 메일을 보냈다.
'저는 퀸스유니버시티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입니다. 당신 회사의 제품에 붙은 욱일승천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당신 회사의 로고는 일본이 2차대전 때 쓴 깃발로 유럽의 나치기와 똑같이 전쟁범죄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아래 자료를 읽어보시고 이름과 심볼을 바꿀 것을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며칠 뒤 라이징 선 스시의 사장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우리 로고에 깃든 문화적 배경을 알게 되어 정말 놀랐습니다. 첨부한 글을 읽으면서, 또 우리 로고가 사람들에게 어떤 기분을 들게 할지 생각하니 아주 끔찍했습니다. 저의 무지에 대해 정말 죄송합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로고를 바꿀 것을 약속합니다. 이런 사실을 알려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것 때문에 충격을 받으셨다면 사과드립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아직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새 회사라서, (우리의 로고가) 아주 많은 사람들을 불쾌하게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 민감한 문제를 최대한 빨리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고 약속했다.
다음날에도 던컨 사장은 후속 조치에 관한 내용을 알려왔다.
"우리 디자이너에게 욱일승천기에 관한 배경 사실에 대해 말했습니다. 로고를 다시 디자인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웹사이트와 라벨(팩에 붙이는 스티커), 자동차, 간판 등 고쳐야 할 것이 많아서, 디자인을 다시 하고, 주문하고, 고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는 것을 양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 여학생은 "솔직히 말하면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었고 그냥 몰랐다면 알려주고 싶어서 그랬는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바로 바꾸겠다고 하니 왠지 모르게 감동이 몰려왔다"며 "나로 인해서 한 사람(직원이나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되었으니 훨씬 더 많이!!)이 이 문양의 진실에 대해서 알게 되고,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알게 되니 뿌듯하다. 앞으로도 이런 사실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글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사연이 퍼지자 네티즌들은 "애국자다", "이나라 국민으로 정말 감사하다" 등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입력 2013.03.31. 09:08업데이트 2013.04.0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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